2년도 더 지난 이야기를 왜 다시 꺼내냐고요? 2013년 2월 당시 사랑의교회 당회가 구성한 '담임목사논문표절관련7인대책위원회'(대책위)의 보고서를 <뉴스앤조이>가 최근 입수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2년 전에도 <뉴스앤조이>는 대책위 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요. 그때는 이 원본이 유출되지는 않았거든요.

보고서를 보니, 대책위는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한 것 같았습니다. 오정현 목사 논문 표절 사건과 관련된 사람 14명에게 질의서를 보냈고, 그중 12명의 답변서를 받아 비교 대조했습니다. 오 목사에게 박사 학위를 준 남아프리카공화국 포체프스트룸대학에도 공식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죠. 큰 결론은 이미 보도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몇 가지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이 발견됐습니다.

홍정길 목사의 답변서에 따르면, 논문 표절 의혹이 처음 제기된 2012년 6월 어느 날, 오정현 목사는 홍 목사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최초 의문을 제기했던 김진규 교수를 좀 설득해 달라고 말이죠. 그 과정에서 홍 목사는 저렇게 물었고, 오 목사는 저렇게 답했다고 하네요.

뭔가 좀 이상하죠. 사랑의교회 한 장로가 이 말을 듣고 7월 1일, 당회원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다음 날, 오정현 목사의 답변. 뭔가 말이 좀 바뀌었죠?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대책위가 생기기 8개월 전 2012년 6월 24일, 사랑의교회 운영장로회는 '담임목사 학위 관련 TF팀'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해 7월 1일, TF팀은 오정현 목사를 만납니다. 그리고 오 목사는 저렇게 얘기하죠. 하지만 2013년, 대책위 조사에서는 뭔가 또 말이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아닌 것 같으면서 그런 것도 같은, 어디서 많이 본 화법이네요.

TF팀 위원장을 하며 오정현 목사의 논문이 표절임을 알게 된 권영준 장로. 권 장로는 교계 원로 이동원 목사와 의논합니다. 그리고 2013년 1월 27일, 오 목사를 만나 이 목사의 뜻을 전합니다.

권영준 장로와 이화숙 권사를 만난 그날 저녁, 오정현 목사는 이동원 목사와 홍정길 목사를 만나 자문을 구합니다. 하지만 두 목사는 사의를 표하라고 조언합니다. 사랑의교회와 한국교회, 그리고 오정현 목사 자신을 위해서겠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런 일이 있고 난 2주일 뒤, 오정현 목사는 예배 시간 말미에, 자신의 논문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교인들에게 사과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사임 압박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요.

그만큼 황당한 일이 또 있었습니다. 사랑의교회 고성삼 부목사의 행동입니다. 고 목사는 남아공까지 오가며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사태를 일선에서 수습한 사람입니다.

대책위의 결론입니다. 오정현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은 표절이 확실하답니다. 사랑의교회 측에서는 아직도 오 목사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요. 당회에서 이렇게 해놓고 이제 와 딴소리하는 건가요?

네, 그렇답니다. 거짓말, 말 바꾸기, 회유, 제3자를 통한 영향력 행사…. 제가 쓴 말 아닙니다. 보고서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당회원 7명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당회에 이렇게 보고합니다. 오정현 목사에게 저 3가지를 적용해 달라고 청원했습니다. 말로 하는 거 말고, '회개의 열매'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결과는 여러분들이 익히 아시는 대로입니다. 이렇게 확실하게 조사해 놓고 저런 솜방망이 징계라뇨. 광범위한 조사와 보고서가 무색해지는 처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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