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개혁실천연대·삼일교회 교인 13명이 7월 19일 도성교회 앞에서 전병욱 목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송인선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와 삼일교회 교인 13명이 7월 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 서기 권재호 목사가 시무하는 도성교회 앞에서 전병욱 목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총회 서기는 개교회나 노회에서 청원한 상소를 총회 재판국에 이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권재호 목사는 그러나 올해 2월과 4월, 전병욱 목사를 징계하라는 삼일교회의 상소를 접수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관련 기사: 삼일교회, 총회에 전병욱 목사 사건 상고했지만) 삼일교회는 7월 15일 재차 상소했다. 이번에는 상소를 접수하라는 의미로, 개혁연대와 삼일교회 교인들이 시위에 나선 것이다.

삼일교회와 개혁연대는 오후 2시부터 권재호 목사를 만나기 위해 도성교회 앞에서 전병욱 목사의 면직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경찰에 집회 신고까지 했으나 이들의 시위는 순탄치 않았다. 현장에 취재를 나온 한 교계 신문 기자 김 아무개 목사는 시위 중인 삼일교회 교인들에게 "아무 상관도 없는 권재호 목사에게 무슨 짓이냐"며 항의했다. 경찰은 정식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며 김 목사를 제지했지만 그의 시비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오후 3시 30분쯤 예배를 마친 도성교회 교인들과 권재호 목사가 나왔다. 도성교회 교인들은 로비에서 안내하는 부교역자의 인도에 따라 시위 장소인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출입했다. 양측 간 충돌은 없었다. 권 목사는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개혁연대 김애희 사무국장과 삼일교회 정창진·권대원 집사와 함께 교회 한켠에 놓인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개혁연대·삼일교회 측은 전병욱 목사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 상황의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총회 재판국에 상소를 이첩할 것을 부탁했다. 평양노회에서 판결을 내리지 않아 총회에 두 번이나 상소했는데 접수조차 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건 법리를 떠나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전병욱 목사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는 호소문과 함께 전병욱 목사의 성범죄 사실을 고발한 <숨바꼭질>을 건넸다.

권재호 목사는 삼일교회의 고충을 십분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병욱 목사 징계 건은 평양노회 재판국에서 판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총회 재판국에서 처리할 수 없다. 사회법에서도 하위 법원의 판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상위 법원이 사건을 접수할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총회 재판국의 상설 재판 일정은 6월 말로 모두 종료되었다. 전 목사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고 싶으면 오는 9월 총회에 헌의안을 제출하라"고 말했다.

권 목사의 대답에,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 했다. '삼일교회치유와공의를위한태스크포스팀'에서 활동 중인 권대원 집사는 "지금 상황에서 총회에 헌의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가 버젓이 목회하고 있는데 법리적인 문제로 징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대응 방안을 교회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 예장합동 총회 서기 권재호 목사가 전병욱 목사의 징계를 요청하는 교회개혁실천연대·삼일교회 교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총회 서기는 재판국에 상소를 이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뉴스앤조이 송인선
▲ 시위가 그리 순탄하게 진행된 것만은 아니었다. 시위를 취재하러 온 한 교계 신문 목사는 아무 상관도 없는 교회에서 무슨 짓이냐며 항의했다. ⓒ뉴스앤조이 송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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