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합동 총회가 삼일교회의 상소를 4월 23일 반려했다. 노회에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사건을 총회에서 다룰 수 없다는 이유였다. 예장합동 임원단은 이런 문제일수록 법과 절차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전병욱목사성범죄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작년 10월 13일 열린 평양노회(분립 전) 정기회에서 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서를 제출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장성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백남선 총회장)가 삼일교회(송태근 목사)가 제출한 전병욱 목사 면직 상소장을 4월 23일 삼일교회로 돌려보냈다. 노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을 총회에서 다룰 수 없다는 이유다. 

삼일교회는, 평양노회(분립 전) 재판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재판을 종료한 이유와 재판 진행 과정을 담은 상소장을 지난 4월 3일 총회 사무국에 제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삼일교회, 총회에 전병욱 목사 사건 상소했지만)

삼일교회 관계자는 총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상소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올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4월 3일 전에도 상소장을 제출했었다. 총회는 그때도 내용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올렸지만, 이번에는 상소거리가 안 된다는 이유로 되돌아왔다"고 했다. 노회에서 해결 못 하는 일은 총회에서 해결해 주는 것이 당연한데, 총회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계속 반려한다고 했다.

총회 서기, "이런 일일수록 법과 절차 따라야"…총회장, "한국교회에 도움 안 되는 일"

총회 서기 권재호 목사는 법리 문제로 상소 건을 반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총회 상소는 하회(노회)의 판결이 부당하다고 판단할 때 원고나 피고가 상회인 총회에 상소하는 것이지만, 전 목사 건은 노회 재판에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만큼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총회에 상소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평양노회(분립 전) 재판국에서 총회에 상소할 수 있다고 결의했지만, 총회에서 봤을 때는 어디까지나 노회 자체 결의일 뿐 구속력은 없다고 했다.

삼일교회와 전병욱 목사가 서로 다른 노회로 갈린 것도 문제 삼았다. 권 목사는 평양제일노회 소속인 삼일교회가 평양노회 무임목사 신분인 전 목사를 고소하는 건 권징 조례상 위법이라고 했다. 삼일교회와 전 목사가 같은 노회 소속이면 위탁 판결을 총회에 의뢰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노회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총회에서 재판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권 목사는 꼭 총회에 상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했다. 조금 더딜지라도 9월 총회 때 긴급 동의안을 발의해 총대들의 동의를 얻으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그게 어렵다면, 사회 법에서 승리한 뒤 총회를 압박할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삼일교회가 퇴직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사회 법 결과를 가지고 총회를 압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총회의 수장인 백남선 총회장은 삼일교회의 상소장을 살펴보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전 목사 사건이 계속 논란이 되는 건 한국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누워서 침 뱉는 꼴이다. 좋은 일이면 몰라도 안 좋은 일은 빨리빨리 덮고 지나가야 한다.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많다.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데 전도가 되겠느냐. 믿는 사람들에게 은혜가 되겠느냐. 하나님의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교회를 세워야 한다. 교회를 세우는 일은 말씀만 세우는 것이고, 부끄러운 일은 그것을 가지고 반성을 하면 된다.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교회 공공성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번 일은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맞아야 의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일들이 계속 언론을 통해 보도돼 마음이 아프고 부끄럽다고 했다.

삼일교회, 상소장 다시 제출…전별금 반환 소송 진행

삼일교회는 상소장을 다시 올릴 계획이다. 상소가 이미 두 차례 반려되는 상황에서 내용을 충분히 보충했기 때문에 더 이상 보강할 건 없다고 했다. 그 서류 그대로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총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총회 상소와 함께 전병욱 목사에 대한 전별금 반환 소송도 당회에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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