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6월 27일 '분단 70년,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통일 기도회'가 열렸다. 600여 명의 개신교인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남북 분단 70년,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는 세대는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전쟁을 모르는 세대는 현실을 헤쳐 나가기 급급하다. 그들에게 '통일'은 불편한 짐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통일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복음주의 단체들이 뭉쳤다. 교회개혁실천연대·새벽이슬·하나누리·희년함께·한빛누리·청어람ARMC·IVF사회부는, 6월 27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분단 70년,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통일 기도회'(통일기도회)를 열었다. 

통일기도회는 '음식 퍼 주기'와 같은 기존의 통일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상력을 가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분단의 벽을 극복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아픔과, 통일을 준비하는 다음 세대(20~30대)의 소망이 어우러지도록 평화 콘서트와 통일 기도회를 마련했다. 전 세대가 함께 노래 부르고 기도하며 화해와 용서, 평화와 통일의 영감을 얻도록 한 것이다. 

행사가 진행된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 공연장에는 광교산울교회·더함공동체교회·나들목교회·새벽이슬교회·하나로교회 등 20여 교회 교인과 개척자들·학원복음화협의회(CCC·IVF·JOY·SFC 등)·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독청년아카데미 등의 간사와 청년 약 600여 명이 모였다. 

통일의 책임은 전 세대가 함께 지는 것

임진각에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울려 퍼졌다. 1부 평화 콘서트에는 길가는밴드, 통일하모니, 해오른누리, 부흥한국, 홍순관 씨가 공연했다. 홍순관 씨는 자신의 곡 '쿰바야'(오 주여 임하소서) 가사에 '통일'을 넣어 큰 박수를 받았다. "통일을 위해 오소서. 오 주여 오소서."

▲ 1부 평화 콘서트에는 길가는밴드, 통일하모니, 해오른누리, 부흥한국, 홍순관 씨가 공연했다. 공연자들의 열띤 노래에 참석자들은 박수와 앵콜 요청으로 화답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평화 콘서트 이후 이어진 통일 기도회는 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의 설교로 시작됐다. 이 목사는 문익환 목사의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낭독하며 분단 45주년 당시 문익환 목사가 꾼 한반도 평화 통일의 꿈을 우리가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 이문식 목사는 문익환 목사의 '잠꼬대 아닌 잠꼬대'란 시를 인용하여 통일의 꿈을 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난 올해 안으로 평양으로 갈 거야
기어코 가고 말 거야 이건 
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
이건 진담이라고

(중략) 

아 그 한마음으로
칠천만이 한겨레라는 걸 확인할 참이라고
오가는 눈길에서 화끈하는 숨결에서 말이야
아마도 서로 부둥켜안고 평양 거리를 뒹굴겠지 

(중략)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역에 가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라고 

(중략)

난 걸어서라도 갈 테니까 
임진강을 헤엄쳐서라도 갈 테니까
그러다가 총에라도 맞아 죽는 날이면
그야 하는 수 없지
구름처럼 바람처럼 넋으로 가는 거지

▲ 박득훈 목사, 최성문 작가, 유대열 목사, 권예선 학생이 자신이 속한 각 세대를 대표해 기도문을 낭독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각 세대별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동시대를 책임지는 기도'를 했다. 박득훈 목사(새맘교회)가 기성세대를, 최성문 작가(나들목교회)가 현재 세대를, 유대열 목사(하나로교회)가 탈북민을, 권예선 학생(고양외고 1학년)이 미래 세대를 대표해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북한 동포들이 고통받는 현실에 눈 감고 통일에 무관심했던 과거를 회개했다. 또 평화 통일을 이룩하기까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용서와 평화를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했다. (기도문 전문 보기)

▲ 기도회에는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통일을 향한 각자의 역할과 염원을 담아 함께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참석자들도 각 세대별 기도에 동참했다. 자신이 속한 세대를 위한 기도 순서에 두 손을 들고 기도했다. 이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북쪽과 남쪽을 번갈아 보며 기도했다. 한반도에 전쟁이 종식되고 분열이 그치며 평화가 정착하기를 염원했다. 

▲ 이만열 교수는 기독교가 역사적으로 통일 운동에 앞장서 왔다고 했다. 젊은 세대가 증오의 벽을 넘어 통일의 과제를 잘 풀어 가 달라며 격려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기도회에는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가 참석해 격려사를 전했다. 이 교수는 기도회에 참석한 젊은 세대를 보니 희망을 느낀다면서, 북한을 향한 증오를 없애고 북한의 비핵화 등 통일의 과제를 풀어 가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기도문을 낭독한 각 세대 대표들이 '분단 70년,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임진각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언문의 초안을 작성한 윤환철 사무총장(미래나눔재단)은 선언문에 통일을 위한 기독인들의 명백한 책임을 담았다고 했다. 내용은 △기성세대가 대물림해 온 증오와 대결의 적대 관계 해소하고 △공직 선거자들이 어떤 평화 정책을 가졌는지 묻고 그 성과를 다음 선거에 반영하는 것 등이다. (선언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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