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당하여 '왜'라고 묻는 이유는 정답을 원해서가 아니다. 누군가 함께 있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절규다.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짓누르는 슬픔을 어찌하지 못하여 부르짖는 외침이다. … 하나님은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누군가의 살갗을 필요로 하신다."

최근 출간된 <헤아려 본 세월>(포이에마)에서 김영봉 와싱톤한인교회 목사가 말했다. '4·16일이 남긴 것'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세월호 침몰 사건을 두고 11명의 신학자·목회자·작가·교사 등이 쓴 글을 모았다. 필진으로 나선 이만열·김영봉·김회권·김민웅·백소영·최규창·차정식·이상철·정병오·천정근·박총 등은 역사와 교육, 신학, 영성, 목회 등 다각도에서 세월호가 남긴 물음을 검토했다. 그날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헤아려 본 세월>은 적절한 동행이 될 것이다. 230쪽, 1만 원. 

<헤아려 본 세월>처럼 유난히 기독교계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책을 많이 펴냈다. 4월 중순 현재까지 나온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50여 종의 책 중, 7권이 기독교 서적이다. 고통과 불의의 문제, 참사 이후의 삶을 다룬 기독교 서적들을 계속해서 소개한다. 

<세월호, 희망을 묻다>는 참사 이후 팽목항과 광화문 현장을 다닌 <뉴스앤조이>가 펴냈다. 6명의 유가족 이야기와 6명의 신학자·목회자가 쓴 편지를 모았다. <뉴스앤조이>가 만난 유가족들은 물었다.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지, 왜 고통을 주시는 건지, 예수님이라면 불의를 보고 어떻게 하셨을지. 책은 이렇게 신학에서 중요한 주제들을 다뤘다. 예은이 이모, 다영이 아버지, 창현이 어머니, 영만이 어머니, 주희 어머니, 양승진 교사 아내 분의 인터뷰를 싣고 바로 뒤이어 한 명, 한 명에게 차정식·백소영·강호숙 교수, 김형국·오세택·박득훈 목사가 편지를 썼다. 209쪽, 8,000원.

<그날, 하나님은 어디 계셨는가>(새물결플러스)는 고통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박영식 서울신대 교수가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 써서 읽기 쉽다. 너무 신학적이도 않고, 억지로 답을 짜맞추려고도 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책에서 "너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고 나아가 우리 자신의 고통이 되는 사건, 그 속에서 고통당하는 자는 홀로 남겨지거나 버려지는 더 지독한 고통에서 해방되어 우리라는 삶의 공간으로 나올 수 있다"라고 말한다. 책은 고난에 대해 보다 깊은 사유와 고민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208쪽, 1만 2,000원. 

▲ 기독 출판사는 세월호 참사가 남긴 질문을 담은 책을 여럿 펴냈다. 304명을 잃은 그날 이후 신앙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룬 책들을 소개한다. 

'세월호의아픔을함께하는이땅의신학자들'은 지난해 12월 펴낸 <곁에 머물다>에 이은 후속작으로 올 4월, <남겨진 자들의 신학>(동연)을 출간했다. 전작이 참사 직후 신학자들의 황망한 심정이 담긴 에세이집이라면, 후속작은 좀 더 체계적으로 고통과 분노 등에 관한 신학을 정리했다.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다면 신학자들의 정리를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이정배·김희헌·박일준·정경일 등 24명의 신학자가 한두 꼭지씩 썼다. 368쪽, 1만 5,000원. 

<사회적 영성>(현암사)은 <남겨진 자들의 신학>보다 조금 더 무겁게 읽히는 책이다. '사회적 영성'이란 우리 사회의 공감 행위에 대한 신학적·인문학적 성찰을 가리킨다. 김진호·엄기호·백소영·김응교·정경일·정용택 등, 14명의 신학자와 비평가들의 성찰을 책에서 읽을 수 있다. 출판사는 <사회적 영성>이 "'영성'의 이름을 아직 부여받지 못한, 하지만 더 심층적이고 넓은 영적인 사건들, 가령 세월호 사건이나 밀양 송전탑 사건 등에서 '사회적 영성'의 흔적을 찾아내고 증언하며 기억하자고 말하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307쪽, 1만 5,000원. 

이 밖에 <세월호와 역사의 고통에 신학이 답하다>(대장간)와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동연)가 있다. <세월호와 역사의 고통에 신학이 답하다>는 문창극 전 총리 후보의 역사관 논란이 막 지난 지난해 8월 출간되어, 세월호 참사와 함께 문 전 총리 후보가 대변한 왜곡된 역사관을 다뤘다. 책은 한국교회가 이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의 약자와 고통받는 자들을 섬기는 데 힘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석민·김근주·권연경·배덕만·김동춘·박득훈·김형원 등이 썼다. 144쪽, 7,000원.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는 이정배 교수와 아내 이은선 교수가 함께 펴낸 책이다. 각각 1, 2부를 나눠서 썼다. 새로 쓴 글은 적고, 저자가 세월호 관련 기도회, 예배 등에서 했던 설교 또는 기고, 관련 논문 들을 모았다. 239쪽,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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