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일 이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교회 입구에 진을 쳤다. 이들은 두레교회바로세우기협의회 소속 교인들의 출입을 막아 섰다. (사진 제공 두레교회 교인)

2013년 말부터 이문장 목사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교인들 사이에서 촉발된 두레교회 갈등이 과열되고 있다. 급기야는 지난 3월 1일 두레교회 18주년 창립 기념일 때 양측 교인들 간에 고성과 몸싸움이 발생했다.

두레교회바로세우기협의회(두바협)는 올해 2월부터 두레교회 본당에서 자신들끼리 10시 예배를 열고 있다. 작년 12월 19일 예장통합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이문장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다"고 결의했기 때문이다. 두바협은 "이단 목사의 설교는 들을 수 없다", "이단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3월 1일도 두바협은 18주년 창립 기념 예배를 별도로 준비했다. 그런데 이문장 목사 측 교인들이 이를 제지하고 나섰다. 교회 입구에 진을 쳐 두바협 회원들의 출입을 막은 것이다. 교회로 들어가려는 두바협 회원들과 이를 막는 교인들 간에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인이 몸싸움을 하다 다쳐,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충돌은 두레교회 본당 안에서도 일어났다. 다른 통로로 예배당에 들어온 두바협 회원들이 10시 예배를 시작하려고 하자, 이문장 목사 측 교인들이 이를 막았다. 이 목사 측 교인 100여 명은 강대상 앞으로 나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다. 두바협 회원들도 이들에게 예배를 방해하지 말라고 교인들에게 항의했다. 서로 밀치고 끌어 내리는 과정에서 예배당은 난장판이 됐다.

두바협, 김진홍 목사 초대…두레교회 장로들,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

두레교회는 지금까지 두바협의 10시 예배에 대해, 예배당 불을 끄거나 경음악을 트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교인들도 두바협 회원들을 촬영하거나 지켜보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전과 달리, 100여 명의 교인들이 피켓과 현수막까지 준비해 가며 두바협의 예배를 저지했다. 김진홍 목사가 이날 두바협 창립 기념 예배에 설교한다는 얘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두바협은 지난 2월 24일 김진홍 목사에게 창립 기념일에 설교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바협의 요청을 받은 김 목사는, 이문장 목사에게 공식적으로 자신을 초청해 줄 것을 제안했다. "창립 기념일에 설교를 하고 싶다, 그게 안 되면 인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두레교회에 발송했다.

당시 김진홍 목사를 직접 만나 설교를 요청한 두바협 이흥남 집사는, "김 목사가 시무할 때에는, 교인들이 창립 기념일마다 두레교회 창립 정신에 관한 설교를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창립자인 김 목사에게 설교를 요청한 것이다"고 했다. 김진홍 목사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두레교회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창립 정신을 전하며 교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고 설교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문장 목사는 김 목사에게 장로들이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2월 26일 두레교회 시무·사역장로 45명은 '김진홍 목사님께'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내, 김 목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두레교회 갈등의 배후에는 김 목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편지에서, 김 목사의 과거 발언들을 문제 삼았다. 지난 2월 11일 <크로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평생에 가장 잘못한 건 이문장 목사를 후임으로 세운 것"이라며 이 목사를 비난한 것과 2014년 9월 18일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이문장 목사의 이단성을 판결할 때 총회 임원에게 "이문장 목사를 잘 처리해 달라"고 말한 것 등은, 김진홍 목사가 분쟁의 뒤에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증거라고 했다.

장로들은 "두레교회 갈등의 배후가 김진홍 목사라는 사실이 알려진 마당에 교회를 방문하는 것은 선전포고와 다름이 없다", "김 목사가 참석을 강행한다면 두레교회 분쟁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고 했다.

▲ 두바협이 10시 예배를 시작하려고 하자, 이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앞에 나와 이를 저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두바협)

두레교회 교인, 김진홍 목사 폭행…김 목사 측, 문제 삼지 않을 방침

2월 27일 두레교회 교인 30여 명은 김진홍 목사가 시무하는 동두천두레교회에 찾아가기도 했다. 김 목사에게 창립 기념일에 오지 말라고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두레교회 갈등 배후에 김 목사가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지 묻기도 했다. 김진홍 목사는 관련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창립 기념일에 갈지 말지는 본인이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두레교회 김 아무개 장로가 김진홍 목사의 왼쪽 광대뼈를 때렸다. 김 장로는, 김 목사가 확실한 답을 주지 않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때렸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두천두레교회 교인들은 김 장로가 의도를 갖고 때린 것 같다고 했다.

김 장로는 두레교회 2기 장로로, 김진홍 목사의 신임을 얻어 초대 건축위원장과 <두레신문사> 사장을 지냈다. 주변 사람들은 이 둘이 본래 사석에서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이 깊었다고 했다. 김 장로는 4살 아래인 김진홍 목사가 예전부터 자신을 형님 같다고 했으니, 형님으로서 김 목사에게 한마디 한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이날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3월 2일 퇴원했다. 김 목사 측은 김 장로의 폭행에 대해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두레교회 배후에 김 목사가 관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문장 목사 측이든 두바협이든 어느 쪽하고도 관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김진홍 목사가 창립 기념일에 자신을 초대해 줄 것을 두레교회에 요청하자, 두레교회 시무·사역장로 45명은 반대하는 편지를 작성했다. (두레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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