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절 연합 예배 문제로 교계가 시끄럽다. 예장통합·합동·고신 등 8개 교단 연합이 부활절 예배를 주관하겠다고 하자, 교회협은 따로 예배를 하겠다고 맞섰다. 사진은 2014년 4월 20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 예배 모습. 50여 교단, 1만 5,000여 명의 교인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부활절 연합 예배가 올해도 따로따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 예배 문제를 둘러싸고 옥신각신해 온 교계 연합 기구와 교단 연합이 끝내 갈라섰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는 교단 연합과 따로 예배를 추진하기로 했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도 독자적으로 부활절 예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 연합이 주관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는 4월 5일 오후 3시,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예장합동·통합·백석·고신·합신, 기성 등 8개 교단이 참여하며 '그리스도의 부활, 화해와 통일'이란 주제로 열린다. 백남선 총회장(예장합동)과 정영택 총회장(예장통합)이 각각 설교와 축사를 맡았다.

교단 연합이 발표한 연합 예배 주제는 부활·화해·통일 내용을 담고 있지만, 준비 과정만 놓고 보면 그 의미가 동떨어져 있다. 준비 과정에서부터 '통일'이 되지 못했다. 지난 1월 23일, 2015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부활절준비위·이신웅 대표대회장)는 기자회견을 열고, 연합 기구 중심이 아닌 교단의 자발적 참여로 예배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부활절준비위가 연합 예배를 주도하겠다는 의미였다.

오랫동안 부활절 연합 예배를 주관해 온 교회협은 부활절준비위의 결정이 일방적이라며 반발했다. 교회협은 1월 30일 회원 교단 총무 연석회의를 열고, 부활절 연합 예배를 따로 하기로 뜻을 모았다. 부활절 연합 예배는 상설 조직이 맡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교회협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부활절 연합 예배에 동참할 수 있도록 대화의 창을 열어 두기로 했다.

교회협은 과거 합의에 따라 연합 기구가 부활절 연합 예배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5년 교회협과 한기총은 연합 기구가 부활절 연합 예배를 주도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부활절 준비 조직의 상설화를 막기 위해 교회협과 한기총이 번갈아 가며 예배를 주관한다고 나와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회협과 한기총은 부활절 연합 예배를 주관해 왔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부활절 예배만큼은 같이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지난 2006년부터 함께 했다. 그러나 한기총이 금권 선거로 내홍을 겪었고, 부활절 연합 예배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따로 예배를 했다. 지난해에는 50여 교단이 연합해 부활절 예배를 치렀다.

일각에서는 교회협과 부활절준비위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활절준비위가 2월 16일 준비 모임에서, 교회협 회원 교단장들을 예배 순서자로 배정하고 교회협 김영주 총무에게 축사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협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게 없다. 부활절 당일 각각 예배를 하되, 주요 관계자들이 상호 방문해 축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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