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들어올 때는 짐을 잃어버리는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별 문제 없이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비행기가 늦은 저녁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부모님과 만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안심하면 안 됩니다.

특히 먼 남쪽 지역에서 온 아이들과 사역과 생계 때문에 공항까지 나오기 어려운 부모님이 있었기에, 중간에 안전하게 인계해 줄 사람을 확보하는 것도 복잡한 일입니다. 스태프들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풀지 않았고, 아이들은 부모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다가 아이와 부모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생이별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 때문에 온나라가 깊은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아프거나 다치거나 슬퍼하지 않고 부모님 품에 무사히 안기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절감합니다. 아무튼 여행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 이번 여행이 아이와 부모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여러 면에서 아쉬운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소감문을 읽어 보면, 그동안 다녔던 곳을 의미 있게 기억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때 본 것들이 다 영양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이번 여행이 아이와 부모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원래 취지와 의도대로 잘 진행되었던가. 세세한 부분들을 돌이켜 보면, 여러 면에서 아쉬운 여행이었습니다.

지역마다 이름 있는 관광지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곳을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애리조나에서는 인디언 원주민들의 현실을 보고, 애틀랜타에서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치열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의 기록을 보고, 워싱턴과 필라델피아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 빈민들을 섬기는 분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사전 예습이 없었던 탓인지 우리의 기대에 비해 아이들의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LA의 UCLA, 애틀랜타의 조지아공대, 워싱턴의 조지타운대, 뉴저지의 프린스턴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레이저 광선처럼 눈에서 뿜어내기를 기대했는데, 반응은 별로였습니다. 박물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애들만 뽑은 건가? 나름 학교 성적도 반영했는데, 왜 이러지?

하지만 한국에서 아이들이 쓴 소감문을 읽어 보면, 그동안 다녔던 곳을 의미 있게 기억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콩나물에 물 부으면 물이 밑으로 다 빠져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루 지나고 나면 콩나물이 자라 있듯이, 아이들이 그때 본 것들이 다 영양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 이유를 이번에 절감했을 것입니다. 영어는 시험문제의 정답 맞추어서 성적 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과 대화하고 그 문화를 이해해서 우리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진짜 목적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 아이들은 여러 지역에서 다녔던 곳보다 그곳에 만난 사람과 나눈 대화에서 더 큰 도전과 자극을 받은 것 같습니다. 또 아이들은 무엇보다 자기 또래의 중고등학생, 목사 자녀들과 함께 한 여행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아이들은 여러 지역에서 다녔던 곳보다 그곳에 만난 사람과 나눈 대화에서 더 큰 도전과 자극을 받은 것 같습니다. 같은 또래이든 언니나 형이든,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자기 나름대로 걸러서 잘 소화했습니다. 특히 어른 PK들도 우리와 똑같은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나 혼자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성숙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성장통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은 무엇보다 자기 또래의 중고등학생, 목사 자녀들과 함께 한 여행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둡니다. 자기들끼리 통하는 이야기와 정서를 숨기지 않고 나누었습니다. 아빠와 엄마에게, 학교와 교회 친구에게 터놓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다 쏟아낸 것 같습니다. 자기들만의 소중한 패거리가 생긴 것, 이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로 남은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아쉬움투성이입니다. 하지만 전체를 놓고 보면 감사덩어리입니다.

 

▲ <목사 자녀 비전 투어> / 김종희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184쪽 / 8000원
*목회자 자녀 비전 투어 2기 일정
●지원서 접수 기간 : 2014년 6월 2일(월)~6월 30일(월)
●1차 합격자 면접 : 2014년 7월 말(월)~8월 8일(금) 순차적으로 진행. 부모님 면접 함께.
●2차 합격자 심층 면접 : 2014년 9월 ~10월 중
●최종 참가자 발표 2014년 10월 24일(금)
●사전 준비 캠프 : 2015년 1월 12~13일(1박 2일)
●여행 기간 : 2015년 2월 5~27일(3주간)
* 비전 투어 후원
1) 국민은행 406237-01-005927 (목회멘토링사역원)
*죄송합니다만, 이 계좌는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드릴 수 없습니다. 기부금 영수증을 원하시면 다음 계좌를 이용해 주십시오.
2) 국민은행 093401-04-055159 (예금주: 한빛누리)
*입금 메모에 '비전 투어'라고 꼭 적어 주시고, 입금 전후에 꼭 저희에게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 페이스북 메시지 등으로 그 사실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pastormentoring@gmail.com, 010-2397-1191, 목회멘토링사역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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