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믿지 않는 한국인 중 46%는 어떤 종교에도 호감을 느끼지 못하고, 호감을 느낀다고 답한 이들 중 가장 많은 수가 택한 종교는 불교였다. 개신교는 천주교에도 밀렸다. 불교 25%, 천주교 18%, 개신교 10%.

한국갤럽이 1984년부터 2014년까지 30년간 한국인의 종교 실태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1월 28일 공개했다. 종교인 비율과 분포, 생활 속의 종교 비중, 신앙 기간과 의례 참여, 종교적 헌납 빈도 등을 차례로 정리했다.

▲ 한국갤럽이 한국인의 종교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는 개신교가 아니라 불교로 나타났다. 개신교는 호감도 순위가 낮았다. (사진은 내용과 상관없음). ⓒ뉴스앤조이 이용필

종교를 믿는다고 답한 비율은 1984년 44%, 2004년 54%, 2014년 50%다. 꾸준히 늘다가 10년 전에 비해서 4%가 줄었다. 한국갤럽은 종교인 감소 원인이 청년층에 있다고 분석했다. 2004년의 20대는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현재 믿는다고 응답한 20대는 31%에 불과하다. 2004년의 20대가 10년이 지나 2014년의 30대가 되자 38%만이 종교를 믿는다고 응답했다.

고령일수록 종교를 믿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다. 30대 38%, 40대 51%, 50대 60%, 60세 이상 68%. 한국갤럽은 젊은 층의 탈종교 현상이 종교 인구의 고령화, 나아가 향후 10년, 20년 장기적인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앙 기간을 조사한 결과, 20년 이상 장기 신앙자는 증가했고, 5년 미만 단기 신앙자는 감소했다. 30년 이상이라고 답한 이들이 36%로 가장 많았다. 1984년 이후 20년 이상 장기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계속 증가한 데 반해, 5년 미만 단기간 신앙 생활자는 1984년 22%에서 2014년 8%로 감소했다. 한국갤럽은 장기 신앙자 비중이 늘어난 것이 종교 인구의 고령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종교인 분포를 살펴보니 불교가 22%로 가장 많고, 개신교가 21%, 천주교가 7%로 가장 적다. 개신교는 1990년대 20%에 달한 이후 계속 정체 중이다. 불교는 30년간 18~24%를 오르내렸고, 천주교는 큰 변동 없이 매 조사에서 7%에 머물렀다.

생활 속의 종교 비중 항목에서는 세 종교 중 개신교가 가장 개인 생활에서 종교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가 생활에서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이 전체 평균 52%인데 비해 개신교인들은 9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천주교인들이 81%로 그 뒤를 이었다. 불교인들은 84년 조사에서 88%였는데 2014년 조사에서는 59%만이 종교가 개인 생활에서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종교 의례 참여도도 개신교가 가장 높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참여한다는 비율이 전체 평균 44%인 데 비해 개신교인은 80%가 한 주에 한 번 이상 교회를 간다고 응답했다. 천주교는 59%, 불교 6%에 불과하다.

종교 헌납 부문에서도 기독교가 타 종교에 비해 헌납 비율이 높다. 천주교와 개신교를 합해 십일조 이행률은 61%로 역대 최고치다. 80년대 38%였으나 2014년 조사에서는 61%가 십일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개신교인의 십일조 이행률은 68%이고 천주교인은 36%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30년간 조사에서도 십일조 이행률은 개신교인이 천주교인에 비해 항상 높았다. 불교인의 지난 1년간 시주 빈도는 1~2번이 45%로 가장 많았다.

▲ (위) 종교를 믿는 이들은 30년 전보다는 많아졌고 10년 전보다는 감소했다. 남자보다 여자가 종교를 더 많이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개신교인들이 타 종교인들에 비해 종교 의례 참여도가 월등히 높고 헌납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제공 한국갤럽)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의 절반은 종교를 믿지 않는데, 이들이 말한 가장 큰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다. 45%가 응답했다.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19%,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18%, '나 자신을 믿기 때문에' 15% 순이다. 1997년에는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23%로, 당시 '관심이 없어서(26%)'라고 응답한 비율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관심이 없어서'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을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55%로 가장 많았다. 30~50대는 40%, 60세 이상은 36%로 차이가 난다.

비종교인들이 가장 높은 호감도를 보인 종교는 불교였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불교에 호감을 느꼈다. 개신교는 전 연령대에서 10% 남짓한 호감도를 보였다. 종교인의 비율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이 늘어났다. 2004년에는 33%의 비율을 보였는데, 2014년에는 비종교인 46%가 종교에 호감도 느끼지 못했다. 한국인의 절반은 종교를 믿지 않고, 그중 45~46%는 종교에 관심도 없고 호감도 느끼지 못한다. 

▲ 과거에 비해, 나이가 어릴수록 종교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제공 한국갤럽)

더 자세한 내용은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볼 수 있다. (갤럽 조사 결과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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