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다가오는 성탄절, 한국교회의 '연합'이 눈에 띈다. 노란 리본이 펄럭이는 광화문광장과 팽목항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가난한 동네 어귀에서, 노숙인들이 많은 청량리 복판에서, 교회들이 뭉친다. 이곳에서 행해지는 '연합 성탄 예배'는 어느 한 단체 혹은 교회가 주관했더라도 지속적으로 다른 교회들의 연합을 기다리고 있다.

광화문광장의 성탄 전야는 '교회2.0목회자운동(교회2.0)'이 맡았다. 교회2.0은 민주적 교회 운영·교회 개혁·이웃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공감한 서울·경기·인천 지역 목회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로, 세월호 참사 이후 광화문광장에 '카페'를 차려 희생자 가족들과 봉사자, 방문자들에게 차를 제공해 왔다.

▲ 교회2.0 광화문광장 카페.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세워진 천막 한편에서 교회2.0 회원들은 차를 대접했다. 교회2.0은 올 성탄절, 문화제로 광화문을 지키기로 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이번 성탄 전야는 일반적인 예배 형식을 탈피해 문화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희생자 가족들과 봉사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데 알맞은 방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공연, 영상, 만찬 등이 준비돼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성탄의 기쁨을 나누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생전에 갖고 싶어했을 선물을 준비해 오길 부탁했다. 유가족들이 아이들의 영전에 놓을 예정이다.

문화제는 24일 저녁 7시 30분부터 25일 1시, 새벽송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참여 교회로 함께하는 촛불교회 최헌국 목사는 이 자리를 통해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기독인들의 마음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기독인들과 교회들의 참가를 계속 받고 있다. (문의: 교회2.0목회자운동 총무 이헌주 목사 010-2889-0591)

진도 팽목항에서는 광화문광장보다 앞선 20일, 성탄 기도회가 열린다. 세월호참사를기억하는기독인모임이 주최한 이날 기도회에는 기독교자살예방센터,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목회사회학연구소, 새벽이슬, 성서대전, 평화누리, IVF사회부 등 7개 기독 단체가 함께한다.

당일 오전 7시, 반포역(7호선 6번 출구)에서 출발하며 정원은 40명이다. 팽목항으로 바로 오는 경우 2시에 맞추면 된다. 참가 신청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성서한국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참가 신청 바로 가기, 문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02-794-6200, 성서한국 02-734-0208)

매년 거리 성탄 예배로 노숙인에게 식사와 방한복을 제공하고 있는 다일공동체는, 이번에 '작은 교회'와 함께하는 예배를 계획했다. 자체적으로 성탄 예배를 하기 어려운 사정에 놓인 작은 교회들을 모집해 노숙인과 함께하는 거리 예배의 가치를 나누고 수익금도 나눌 예정이다. 수익금의 반은 노숙인에게 지원하고 반은 작은 교회를 후원하는 데 쓰인다.

행사를 담당한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 박종원 목사는 한국교회의 희망이 작은 교회에 있다고 보고 이 같은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교회가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거리 예배는 성탄절 당일 오전 10시 청량리 밥퍼운동본부 앞마당에서 시작한다. (문의: 박종원 목사 010-2218-9004 / 밥퍼나눔운동본부 02-2214-0365)

인천 지역에서도 연합 예배가 열린다. '고난함께인천연합예배준비위원회(고난함께준비위)'가 준비한 '괭이부리마을 이웃과 함께하는 성탄 예배'다. 괭이부리마을은 인천에서도 경제적 수준이 낮은 동네다.

고난함께준비위는 올 부활절 연합 예배를 시작으로 지역 교회들이 결성했다. 교단과 교회 크기를 떠나 지역 교회가 연합해 사회를 섬기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 모인 헌금은 지역 차상위 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이번 성탄 예배에서 모인 후원금과 헌금은 괭이부리마을에 노후 주택을 보수하고, 노인·장애인·차상위 계층을 돕는 데 쓰인다.

이진오 목사는 현재 22개 교회, 6개 단체가 성탄 예배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했다. 지역과 이웃을 섬기는 가치에 동의하는 어떤 교회라도 계속 참가하길 바란다고 했다. 참가 교회는 5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야 한다. 참가 및 문의는 총무 김지태 목사(010-4962-1871, pariscoo@hanmail.net)이나 준비위원장 이진오 목사(010-8955-2520, greatc@hanmail.net)으로 하면 된다. (고난함께준비위 홈페이지 바로 가기)

교회마다 이웃을 돌아보는 의미를 담은 성탄 행사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작은 교회들은 작은 대로 뭉쳐서 더 어려운 이웃을 섬길 수 있다는 것을 위의 사례들이 보여 준다. 작은 교회들이 성탄을 맞아서 마음과 힘을 모으는 새로운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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