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교회에 더 이상 출석하지 않는 기독교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한국 개신교 교세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감소하는 것을 보고 '가나안 성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관련 기사 : 교세 통계, '교인은 영양실조, 목사는 비만') 의견은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거나 원인을 알려고 하는 노력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 결과는 우리의 상황이 미국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바나 그룹이라는 리서치 기관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바나 그룹은 신앙과 문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주로 연구하는 곳이다. 데이빗 킨너만(David Kinnaman) 박사는 아주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연구를 주도했다. 그는 20년 동안 무려 2만 3000번 이상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 기관이 'Churchless(교회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약 20년 동안 이뤄진 이 연구는 미국에서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의 수가 어떻게 증가했는지 보여 준다. 90년대에는 미국인 전체의 약 20%만이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면, 지금은 약 49%의 미국인들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기사 갈무리)

바나 그룹은 지난 10월 16일 'Churchless(교회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바나 그룹이 주목한 사람들은 교회에 나가는 행위 자체는 긍정적으로 여기고 기독교인들에게 호의를 느끼면서도, 정작 교회는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교회에 가지 않는 미국인의 비율은 1990년대에 비하면 큰 폭으로 상승했다. 90년대에는 미국인 10명 중 2명만이 교회에 가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10명 중 3명으로 수가 늘더니, 지금은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9%의 미국인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 단 한 번도 교회에 나간 적 없는 사람들의 수도 증가했다.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교회에 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했다.

주일마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이 영적으로 피폐한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65%는 자신들이 충분히 '영적(spiritual)'이라고 표현했다. 또 집에 성경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75%다. 심지어 질문을 받은 시점에서 지난주에 기도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10명 중 6명이나 되었다.

킨너만 박사는 이번 연구가 미국 사회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문화와 교회는 뗄 수 없는 관계였고, 교회에 가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다.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문화를 거스르는 일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고 했다.

미국 교계는 이번 연구를 모두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킨너만 박사는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연구 결과로 이전에는 몰랐던 사실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응답자 중 많은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을 좋게 본다고 했다. 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교회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킨너만 박사는 이번 결과에서 젊은 복음주의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주목할 점이라고 했다. 물론 한창때와 비교하면 낮다. 그러나 과거에는 기독교인의 숫자만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다르다. 젊은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제자로 살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가진 신앙을 남과 나누려고 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런 이유로 킨너만 박사는 앞으로 이들이 미국 기독교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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