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경서교회 주일예배에서 홍재철 목사(한기총 대표회장)가 솔로몬의 일천번제에 빗대 헌금을 강조했다. 자식, 손자를 위해 일천번제를 드리니 장학금을 받고 건강하다고 말했다. (Daum 로드뷰 갈무리)

교황 방한으로 한창 떠들썩한 지난 주일이었다. 개신교는 교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8월 17일, <뉴스앤조이>는 목사들의 설교를 모니터링했다. 그중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경서교회)의 설교도 있었다. 교황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기사에서 다뤘다. (관련 기사 : '교황 방한', 교회들은 어떻게 설교했나) 사실 홍 목사의 설교 주제는 교황이 아니라 '일천번제'에 빗댄 헌금 강조였다.

지난 8월 초 보도한 김홍도 목사(금란교회)의 '십일조 안 하면 암 걸린다'는 설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련 기사 : 김홍도 목사, 이번에도 "십일조 안 하면 암 걸려") 김 목사가 헌금과 불행의 관계를 말했다면, 홍재철 목사는 축복에 초점을 두고 헌금을 이야기했다. 본문은 왕상 3:4~9, 솔로몬이 지혜를 얻는 장면이다.

자식·손자 위해 일천번제하니, 장학금 받고 반장 되고 건강

"왜 솔로몬의 꿈에 하나님이 나타났습니까? 첫째로, 일천번제를 드렸더니 그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일천 번 예배를 드렸다는 겁니다. 예배를 드릴 때 빈손으로 오지 않고, 일천 번 예물을 들고 왔다는 겁니다. 쉬지 않고…저도 일천번제를 드리는데,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 다 드리고 있어요.

미국에 있는 딸이, 아이가 셋이에요. 세 아이를 위해 내가 일천번제 드리거든요. 날마다 기도해요. 그런데 아이 셋이 미국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에 전액 장학금으로 다 들어가서, 돈 한 푼도 안 들고…장학금만 받은 것이 아니라, 100% 장학금 받는 학생에겐 방학 기간에 휴가비를 주더라고요. 무슨 일 있으면 사회복지 수당이라고 해서, 공부 잘하는 아이한테. 돈을 벌어요…꼭 (일천번제 때문이라고)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러나 나는 그래서 그랬다고 믿음으로 이야기합니다."

한국에 있는 큰 아들의 자녀도 공부를 잘해 학교 반장이라는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홍 목사가 손자가 잘된 이유를 일천번제라고 설교하자, 성가대석에 앉은 한 교인은 박수를 터뜨리고, 강단 아래에선 아멘 하는 소리가 나왔다. 홍 목사는 일천번제에서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예배라고 말했지만, 이어진 설교 내용은 달랐다.

"김○○ 전도사가, 퇴임을 하면서 '목사님한테 배운 대로 일천번제를 드리려 하는데 제가 시골로 가니까 매주 홍성익 담임목사님(경서교회·홍재철 목사 둘째 아들)한테로 일천번제를 붙이려고 해요. 모두(이어서) 붙여도 될까요.' '가능하다. 그렇게 하라' 그랬거든요. 일천번제에서 제일 중요한 건 예배 의식이야. 두 번째가 뭐냐면 제물이죠. 형식적인 예물을 드리지 말고 정성을 다해서 꾸준히, 꾸준히 매일. 그래서 아이들이 이렇게 축복받지 않았나 생각해요…아이들이 아픈 데도 없어요. 병원 데려가 본 적이 없어요."

충분한 제물 드렸는지 자로 재 봐야…설교 끝은 '박 대통령 위해'

일천번제는 "꾸준히 매일" 해야 하고, 하나님의 관심을 끌 만큼 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시종 예배와 기도, 찬양을 앞세워 일천번제를 강조했지만 요지는 '예물이 충분한가'였다.

"여러분의 기도가 주님의 관심을 끄는 데 충분한가, 찬양이 하나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가. 여러분이 하나님한테 드린 이 예물이 관심을 끄는 데 충분하냐 이 말이야. 솔로몬이 성전에서 수소 한 마리 잡아다가 일천번제 드렸으면 관심 끌었겠어요. 1000마리 잡아다가 일천번제 드리니까, 하늘이 놀라 버린 거예요. 그러니 하나님이 솔로몬의 기도를 안 들을 수 없잖아요. '야, 내가 너에게 뭐 해 주길 바라냐 말해라.' 솔로몬이 말하는 건 뭐든지 몽땅 해 주겠다는 거예요. 이 응답받는 저와 여러분 되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우리가 드린 제물이 하나님 앞에 만족한가. 최선을 다해 우리가 제물을 드렸나, 잣대로 재 봐야 해요.

우리가 사람한테 드리는 예배가 아니거든요.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거룩한 산제사를 드리는 거예요…모든 행위가 하나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햐냐는 거예요. 솔로몬이 드린 일천번제에 하나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면 솔로몬이 드린 제물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기브온 골짜기에 수소를 하루에 1000마리 잡아 죽이니, 그 냄새가 하늘에 진동했을 것입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웠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드리는 이 예배가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웠더라는 예배가 되고…."

설교는 일천번제와 관계없는 대통령 이야기로 끝났다.

"8월 15일 내가 대통령을 만났어요.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여야 정치 지도자, 장관 대여섯, 한 20명이 모였어요. 그런데 내가 박근혜 대통령 건너, 서너 사람 옆에 가 앉아 있으니까, (박 대통령이) '목사님, 이리 오십쇼' 저를 불러요. 자리를 비켜 주길래 그리 갔어. '목사님, 오늘 제가 우리 목사님하고 건배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래요) 나라 발전 위해 다 같이 건배하자고. 그래 둘이 손을 붙들고, 제가 (건배사로)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과 남은 임기 성공을 위하여, 위하여!' 내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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