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웨신대에서 성희롱 의혹이 불거졌다. <뉴스앤조이>는 6월 7일 관련 내용을 취재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웨신대는 6월 10일 공문을 보내 해당 기사의 정정 보도를 청구했다. "성희롱 의혹에 학교가 제대로 조처하지 않았다"는 보도 내용과 달리, 적극적으로 조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측의 반론은 <뉴스앤조이>가 취재하면서 확인한 사실과 달랐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뉴스앤조이>는 지난 6월 7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웨신대·박형용 총장)에서 불거진 성희롱 의혹을 보도했다. (관련 기사 : 여교수 성희롱 의혹 불거진 웨신대) 이에 대해 웨신대는 6월 10일 공문을 보내 "<뉴스앤조이>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안에 대해 편파적이고 단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본교의 위신을 훼손시켰다"며 정정 보도를 청구했다.

웨신대가 기사에서 문제 삼는 부분은 △학교가 성희롱 사건을 인지한 이후 A 교수에게 정식으로 접수를 요청했음에도 "학교가 성희롱 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점 △<뉴스앤조이> 기자가 5월 28일 학교에서 "B 씨가 식당에서 A 교수를 성희롱하지 않았다"고 한 다른 동석자의 진술을 청취하였음에도 기사에 적시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청구문에서 학교는 A 교수의 성희롱 사건을 5월 7일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했다. 윤리위원장 이 아무개 교수가 학교에 아무런 보고도 없이 5월 1일 노동청에 성희롱 사건을 고발하고, 이 사실을 5월 7일 협조전을 보내 통보했기 때문이다. 학교는 뒤늦게 사실을 인지하고 5월 9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A 교수에게 성희롱 문제를 정식으로 접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A 교수가 거절했다고 했다. 따라서 학교가 제대로 조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 교수의 윤리위원장 직책을 정지하고 조사를 무마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 교수가 노동청에 성희롱을 고발하기 전 이미 비위 혐의로 징계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4월 30일 이 교수를 징계하기로 결의했다.

성희롱 의혹 정말 몰랐나…윤리위원장, "이사장에게 수차례 보고"

하지만 <뉴스앤조이>가 취재하면서 확인한 사실은 학교가 정정 보도를 요청한 내용과 달랐다. 이 교수는 노동청에 고발하기 전 성희롱 의혹을 학교법인 한동숙 이사장에게 직접 알렸다. B 씨가 학교의 고위 관계자이고, 성희롱 의혹이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는 이 교수의 허락을 얻어 4월 26일 이 교수와 한 이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확인했다. 34분간의 대화에서 이 교수는 학교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통화 말미에는 "어떤 사람이 (B 씨에게) 성적인 수치심까지 느껴 고발하기 일보 직전에 있다"고 했다. 한 이사장은 "이 교수 얘기대로면 우리 학교 금세 문 닫게 생겼네. … 사실을 써서 교육부에 넣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요. 다 조사하게"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4월 26일 이전에도 여러 차례 구두와 유선으로 알렸다고 했다. 그러나 후속 조처가 없고, A 교수도 왜 가만히 있느냐고 항의해 노동청에 제보하고 학교에 알린 것이라고 했다. 5월 7일 학교에 보낸 협조전에서 이 교수는, "한동숙 이사장님께서 수차 보고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았으며, 조치를 취해 주지 않았기에, 웨신 '교원 윤리 규정 제6조(성희롱 금지) 교원은 동료 교원, 직원 및 학생에 대해 성폭력 및 성희롱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묵인해서도 안 된다'에 의거 부득이 고발장을 접수하였음을 보고합니다"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기자가 "B 씨가 식당에서 A 교수를 성희롱하지 않았다"는 증언을 청취하고도 기사에 적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학교 측의 착오다. 5월 28일 학교에서 만난 홍 아무개 사무처장은, "B 씨가 식당에서도 A 교수에게 성적인 농담을 던져 수치심을 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석했던 저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좁은 공간에 B 씨가 한가운데 앉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든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홍 사무처장이 언급한 식당은 A 교수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곳이 아니다. 식당에 같이 갔던 교수들에게 문의한 결과 홍 사무처장은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른 식사 자리에서 일이 벌어졌다고 착각한 것이다. 반면, A 교수의 성희롱 주장이 사실이라고 한 ㅇ 교수는 A 교수와 B 씨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웨신대 홍 사무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기사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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