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지난 6월 7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웨신대·박형용 총장)에서 불거진 성희롱 의혹을 보도했다. (관련 기사 : 여교수 성희롱 의혹 불거진 웨신대) 이에 대해 웨신대는 6월 10일 공문을 보내 "<뉴스앤조이>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안에 대해 편파적이고 단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본교의 위신을 훼손시켰다"며 정정 보도를 청구했다.
웨신대가 기사에서 문제 삼는 부분은 △학교가 성희롱 사건을 인지한 이후 A 교수에게 정식으로 접수를 요청했음에도 "학교가 성희롱 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점 △<뉴스앤조이> 기자가 5월 28일 학교에서 "B 씨가 식당에서 A 교수를 성희롱하지 않았다"고 한 다른 동석자의 진술을 청취하였음에도 기사에 적시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청구문에서 학교는 A 교수의 성희롱 사건을 5월 7일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했다. 윤리위원장 이 아무개 교수가 학교에 아무런 보고도 없이 5월 1일 노동청에 성희롱 사건을 고발하고, 이 사실을 5월 7일 협조전을 보내 통보했기 때문이다. 학교는 뒤늦게 사실을 인지하고 5월 9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A 교수에게 성희롱 문제를 정식으로 접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A 교수가 거절했다고 했다. 따라서 학교가 제대로 조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 교수의 윤리위원장 직책을 정지하고 조사를 무마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 교수가 노동청에 성희롱을 고발하기 전 이미 비위 혐의로 징계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4월 30일 이 교수를 징계하기로 결의했다.
성희롱 의혹 정말 몰랐나…윤리위원장, "이사장에게 수차례 보고"
하지만 <뉴스앤조이>가 취재하면서 확인한 사실은 학교가 정정 보도를 요청한 내용과 달랐다. 이 교수는 노동청에 고발하기 전 성희롱 의혹을 학교법인 한동숙 이사장에게 직접 알렸다. B 씨가 학교의 고위 관계자이고, 성희롱 의혹이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는 이 교수의 허락을 얻어 4월 26일 이 교수와 한 이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확인했다. 34분간의 대화에서 이 교수는 학교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통화 말미에는 "어떤 사람이 (B 씨에게) 성적인 수치심까지 느껴 고발하기 일보 직전에 있다"고 했다. 한 이사장은 "이 교수 얘기대로면 우리 학교 금세 문 닫게 생겼네. … 사실을 써서 교육부에 넣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요. 다 조사하게"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4월 26일 이전에도 여러 차례 구두와 유선으로 알렸다고 했다. 그러나 후속 조처가 없고, A 교수도 왜 가만히 있느냐고 항의해 노동청에 제보하고 학교에 알린 것이라고 했다. 5월 7일 학교에 보낸 협조전에서 이 교수는, "한동숙 이사장님께서 수차 보고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았으며, 조치를 취해 주지 않았기에, 웨신 '교원 윤리 규정 제6조(성희롱 금지) 교원은 동료 교원, 직원 및 학생에 대해 성폭력 및 성희롱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묵인해서도 안 된다'에 의거 부득이 고발장을 접수하였음을 보고합니다"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기자가 "B 씨가 식당에서 A 교수를 성희롱하지 않았다"는 증언을 청취하고도 기사에 적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학교 측의 착오다. 5월 28일 학교에서 만난 홍 아무개 사무처장은, "B 씨가 식당에서도 A 교수에게 성적인 농담을 던져 수치심을 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석했던 저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좁은 공간에 B 씨가 한가운데 앉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든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홍 사무처장이 언급한 식당은 A 교수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곳이 아니다. 식당에 같이 갔던 교수들에게 문의한 결과 홍 사무처장은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른 식사 자리에서 일이 벌어졌다고 착각한 것이다. 반면, A 교수의 성희롱 주장이 사실이라고 한 ㅇ 교수는 A 교수와 B 씨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웨신대 홍 사무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기사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