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시온교회 이재훈 목사가 다른 사람의 설교를 상습적으로 표절해 왔다고 4월 9일 보도했다. 이재훈 목사는 기사가 나간 나흘 뒤인 13일 주일, 예배 시간에 교인들에게 사과하고 3개월 동안 근신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 시온교회 목사, 설교 '통째로' 베끼고 '인용' 발뺌)

이재훈 목사는 이날, "교인들의 깊은 한숨과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설교를 '인용'했다"며 용서를 구했다. 그는 "숨 쉬는 동안에는 사명이 있기에, 그 사명을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기도하고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며, 부족한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말을 마친 후 강대상 옆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당회는 이 목사가 3개월 동안 설교·행정 등 모든 교회 일에 손을 떼고 근신할 것을 4월 17일 결정했다. 한 당회원은, 이 목사가 먼저 자숙 기간을 갖겠다고 요청해 왔으며 당회는 이를 허락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3개월간 기도원에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훈 목사는 교인들에게 사과하는 자리에서도 여전히 설교 '표절'이 아닌 '인용'이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그렇게 말한 이유를 묻자, "교인들 앞에서 표절이라고 얘기하기가 뭣했다. 당회에서는 표절이라고 시인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자에게 "변명할 것도 없이 교인들과 한국교회 앞에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다시는 표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용기 있는 처신이지만, 몇몇 교인들은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목사가 사과한 바로 그날에도 남의 설교를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이날 이사야 53장 1~10절을 본문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해 설교했다. 이 설교는 '종려주일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유포되어 있는 여러 개의 설교문과 대부분 같았다.

이재훈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설교문의 원작자가 자신이기 때문에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2005년 종려주일에 맞춰 직접 작성한 설교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설교할 때는 이전과 다르게 조금 각색했다고도 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종려주일의 삶'을 직접 썼다고 주장하는 목사가 또 나왔다. ㅅ교회 ㅇ 목사는 2005년 3월 19일 이 설교를 작성해서 당시 시무하던 교회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자신이 이 설교를 쓴 게 맞고 다른 설교문을 인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있는 설교문은 원문을 축약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훈 목사는 종려주일 설교를 자신이 쓴 게 확실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쓴 원문이 컴퓨터에 저장돼 있다면서, 설교문을 기자에게 이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ㅇ 목사 역시 누군가가 자신의 설교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황당해했지만, 자신은 저작권에 미련을 갖지 않고 이런 논란에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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