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맑고 해사한 얼굴로
그저 여행을 떠난
열일곱 살의 아이들에게
사월의 바다는
너무 깊고 무섭습니다.

하나님
피로 쓴 듯 붉게 들려오는
살려 달라는 외침에
아무 응답하지 못한 채
아이들을
저 침묵과 어둠 속에
며칠째 홀로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
당신이 하나하나 빚어
이 땅에 보내신 존귀한 아이들이
십자가에 달리듯
저 배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선 자리는
십자가 그늘 밑.
함께 십자가에 달리지도 못한 채
멀리서 예수를 바라보던
마리아의 자리일 뿐입니다.

십자가 그늘 밑 떨어지는
핏물과 눈물을 보며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통곡과 탄식,
그리고 당신께 드리는
무력한 기도뿐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무력하나
그 기도에 응답하시는 당신은
전능하신 분이심을 알기에
하나님,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국가도 권세도
어떤 사랑도 다다를 수 없는
저 어둠 속에 지금 이 순간 저 아이들과
함께하시는 이가
오직 당신이심을 믿기에
당신께 구하고 구하여 봅니다.

아버지
당신의 사랑하는 딸들을
당신의 귀한 아들들을
저 무서운 곳으로부터
건져 주시옵소서.

당신의 크고 강하신 오른팔로
아이들을 붙들어 주시옵소서.

엄마 아빠를 부르며 우는
아이들의 부르짖음에
'내가 여기있다'
답하여 주시옵소서.

이미 아이들과 함께 머물고 계실
당신의 크신 팔로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 주시옵소서.

무엇보다 아이들을 구하는
수많은 손길이
아이들이 갇힌 곳에 속히
다다를 수 있도록
한 생명도 잃지 않고
인도하여 낼 수 있도록
당신의 크고 강하신 팔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우리가 그러하듯 아이들 또한
끝내 소망을 붙들고
저 힘겨운 시간을 견뎌 낼 수 있도록
당신이 친히 소망의 문이 되어 주시옵소서.

부활절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던 성금요일 아침,
고난의 종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힘입어 기도드립니다.

임영신 / 공정여행 전문가, <평화는 나의 여행>·<희망을 여행하라>·<행복한 진로학교> 저자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음부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
곧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시 139: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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