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 극동방송 회장의 차남인 김요한 목사가 내년 1월부터 대전극동방송 지사장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김장환 회장의 3남매 모두 극동방송 관련된 업무를 맡게 됐다.

대전극동방송 관계자는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대전극동방송 부지사장을 맡았던 김요한 목사가 내년 1월부터 지사장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장환 회장의 장남인 김요셉 목사는 현재 극동방송 재단이사를 맡고 있으며, 셋째 딸인 김애설 씨는 지난 6월 극동방송 미주지사장으로 부임했다.

김장환 회장의 3남매가 모두 극동방송 요직을 맡게 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극동방송에서 근무했던 김용민 국민TV PD는 "김장환 회장이 교회를 물려주진 않았지만 방송사를 세습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종교 방송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해도 극동방송은 일반 대중이 듣는, 공공성이 강한 지상파 방송이다. 방통위 차원의 견제나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극동방송은 1956년 개국해 현재 전국 11개 지역에 지사와 중계소를 두고 있다. 김장환 회장의 차남 김요한 목사는 대전극동방송 지사장에 부임할 예정이다. 김장환 회장의 장남 김요셉 목사는 현재 극동방송 재단이사를 맡고 있으며, 셋째 딸인 김애설 씨는 지난 6월 극동방송 미주지사장으로 부임했다. (극동방송 홍보 영상 갈무리)

한 개신교계 방송 관계자는 "목사가 자식들에게 교회를 직접 세습하면 편법으로 낙인찍히거나 사회적 반발 여론에 부딪칠 수 있다"며 "교회가 방송사를 통해, 자기 세력이나 자산을 우회해서 상속하는 편법을 쓸 가능성이 있고, 일부는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극동방송은 지상파이기 때문에 방통위에서 재단 구성 등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한편 "방송의 세습 시도는 여론을 통해서 견제해야 할 텐데, 종교의 자유를 탄압한다고 반발할 수 있어서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극동방송 관계자는 "김요한 목사의 경우 현직 대전 극동방송지사가 미국에 가는 바람에 적임자가 올 때까지 직무 대행으로 일을 맡았고, 김애설 미주지사장 역시 원래 지사장이 그만두면서 임시로 일을 맡게 된 것"이라며 "임시로 일을 돕고 있는 것이지 (회장이) 자식을 요직에 앉히고 그런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윤호 / <미디어오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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