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성교회 교인들은 취재하던 <뉴스앤조이> 기자들을 폭행했다. 흰 자켓을 입은 명성교회 교인이 취재하는 기자(사진 왼쪽)를 우산으로 찌르는 장면.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태어나서 남자에게 주먹으로 맞아 보긴 처음이었다. 아프기보다 황당해서 몇 번을 물었다. "지금 때리신 거예요?" 동료 기자는 사람들에게 몸을 짓눌린 채 카메라를 뺏겼다. 바지는 우산에 찍혀 찢어진 상태였다. 둘 다 얼굴과 손, 팔과 목덜미에 긁히고 잡힌 자국이 벌겠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한창인 9월 11일, 명성교회에서 세습 반대 시위를 취재하다 교인들에게 당한 일이다.

처음은 아니었다. 이틀 전 명성교회 안에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쫓겨나는 모습을 취재하던 또 다른 <뉴스앤조이> 기자가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 장정 두어 명이 취재하지 못하도록 기자를 감금했고, 갇혀 있던 기자가 나와서 사진 촬영을 하자 다른 장소로 끌고 가선 배를 네다섯 차례 주먹으로 치고 카메라 목줄로 목을 조른 뒤 손으로 얼굴을 쥐어뜯었다. 폭행 수준이 심각해 명성교회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경찰에 고소했다.

두 번째 사건이 터졌을 때는 바로 고소하지 않았다. 명성교회에 공문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김삼환 목사의 사실 확인과 사과, 가해 당사자의 사과, 피해 물품 보상을 요구했다. 며칠 뒤 명성교회 장로 두 명이 <뉴스앤조이> 사무실을 찾았다. 교회를 대표해서 오지 않았고, 어떤 목적으로 왔는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대표와 편집국장은 가해자와 교회 대표자 김삼환 목사의 사과를 거듭 요청했다. 빨리 깔끔하게 정리하자는 의사도 전했다.

두 장로가 돌아간 뒤에도 교회는 침묵했다. 상황은 전혀 진전이 없었는데, 교회 측이 첫 번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게 "피해자와 협의 중"이라고 진술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시 내용증명을 보냈다. △폭행 사실 확인 △담임목사와 가해자의 사과 △분실한 취재 물품 반환이 요구 사항이었다. 교회는 답변을 달라고 정한 시일이 지나도 답하지 않았다. 결국 <뉴스앤조이>는 10월 18일 명성교회 교인들을 추가로 고소했다. 사건은 현재 강동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뉴스앤조이>가 워낙 예민한 사항을 다루고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우니 교인들이 반감을 품을 수는 있다. 그래도 폭행은 아니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수차례 기자라고 밝혀도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주먹을 휘둘렀다. 신앙인이라면, 아니 적어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과는 너무도 당연했기에 기다렸다. 하지만 교회는 끝끝내 침묵했다. 교회를 비판하는 상대는 때려도 된다고 여기는 분위기를 좌시할 수는 없었다. 이제는 법에 판단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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