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교단지 <기독교보> 사장 선거에 돈 봉투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교단 유지재단 이사회는 7월 22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기독교보> 사장 후보 A 장로와 B 장로를 두고 투표한 결과 B 장로를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고신 교단 문제를 주로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 <코람데오닷컴>은 8월 5일 <기독교보> 사장 후보 중 B 장로가 선거 과정에서 교단 유지재단 이사회 일부 이사들에게 돈을 뿌렸다고 보도했다.

B 장로에게 돈을 받았다가 도로 돌려준 것으로 알려진 이사는 총 세 명이다. <코람데오닷컴>에 의하면 현 총회장 박정원 목사(이사회 이사장)는 B 장로에게 100만 원을 받았다가 이후에 돌려줬다. 김진욱 장로는 B 장로가 건넨 50만 원을 바로 돌려줬다. 손종기 목사는 돈 봉투를 아예 거부했다. B 장로는 손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까지 찾아와 50만 원을 놓고 갔다. 손 목사는 우체국을 통해 돈 봉투를 반송했다. 그러나 B 장로는 또다시 손 목사 교회를 방문해 50만 원을 헌금했다고 알려졌다.

<코람데오닷컴>은 B 장로뿐 아니라 A 장로도 이사들에게 돈을 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 장로는 서너 명의 이사들에게 여비 정도의 돈을 줬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금권 선거 의혹 보도가 나가자 유지재단 이사회는 8월 6일 정기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사회는 갑론을박 끝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다. 목사·장로들 각각 두 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조사 내용을 8월 19일 임시 이사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현 <기독교보> 사장은 8월 31일 자로 임기가 끝난다. 새 사장은 이번 9월에 열리는 63회 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정식으로 사장으로 임명된다. 사장 임기는 3년이다.

<코람데오닷컴>에서 기사를 보도한 이후 독자들이 이 사건을 성토하는 댓글을 달았다. '양심의 소리'라는 필명을 쓴 독자는 "당선자는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총회에서 인준 불가 운동을 벌여야 한다. 이사들은 각성해야 한다"고 썼다. '광야의 소리'라는 이름으로 글을 쓴 독자는 "어떻게 범죄 혐의가 있는 이들이 (조사위원회) 위원이 될 수 있는가. 자신들도 결백 여부를 조사받아야 할 사람들인데, 이들이 무슨 조사를 해서 대책을 세운다는 말인가. 조사하려면 외부 기관에서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교단 내 일부 목회자들은 이사회에 항의 서신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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