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후속 교회 탐방. 7월 4일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최철호 목사를 만나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공동체 운동'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제2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후속 교회 탐방.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아름다운마을공동체입니다. 7월 4일 컨퍼런스 멘토 최철호 목사를 만나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공동체 운동'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날 탐방에는 14명의 참석자가 모였는데, 강원도 인제, 전남 목포, 충북 음성, 경기도 평택 등 전국 각지에서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선 분들이 많았습니다. 먼 길을 찾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되돌아온 답변은 모두 '공동체'에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공동체 파괴, 파편화된 관계로 몸살을 겪고 있는데 교회가 나아갈 길이 무엇이겠느냐는 질문이 뒤를 따랐습니다.

최철호 목사는 오늘날의 위기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위기인데 그것은 돈, 소비, 권력, 학벌, 부동산 등 시대 우상에 걸려 넘어지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대화는 추상적인 진단에만 그치지 않고 식·의·주,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교육 등 일상에 침투한 위기를 하나하나 꼬집는 데까지 이어졌습니다.

▲ 탐방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아름다운마을공동체 마을 밥상에 먼저 들러서 유기농 제철 음식으로 마련된 점심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하나님나라 공동체가 늘 당시 시대의 위기에 직면해 새로운 관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공동체였음을 고백하며 1991년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2000년에 북한산 아래 수유동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도시 속 마을 공동체 운동을 펼치다가 2010년에는 농·도 상생 마을 공동체의 꿈을 품고 강원도 홍천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최철호 목사는 신앙-생활-사역을 기반으로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공동체 운동 전반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순환 농법으로 상생하는 농·도 생활 공동체 △7~8명으로 모인 기초 공동체를 중심으로 예배하고 상호 목회하는 예배 공동체 △대안 교육, 생명평화연대, 기독청년아카데미,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생태 건축 '흙손' 등의 사역 공동체 각각의 태동 배경과 실제 등을 두루 설명해 나갔습니다.

▲ 최철호 목사는 신앙-생활-사역을 기반으로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공동체 운동 전반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자기가 먹은 것이 땅으로 돌아가고 그 양분으로 다시 먹을 것을 땅에서 얻는 생활, 건강한 먹거리로 건강한 몸을 만들어 하나님 주신 몸의 건강한 기운을 되찾는 생활, 과도한 소비를 줄이고 되도록 함께 쓰고 나눠 쓸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공동체, 교회가 권력이나 물적 토대가 아닌 떡을 떼는 교제와 은사로 지탱되기를 바라는 꿈. 아름다운마을공동체가 끈덕지게 붙드는 가치이고 문화이자 신앙 고백입니다.

이어서 참석자들이 질문하는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공동체 살림은 어떻게 꾸리는지부터 예배나 제자 훈련, 모임 형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지금 당장 공동체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겠느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최철호 목사는 각각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건물이나 프로그램, 제도에 기대려 하는 공동체 운동을 경계했습니다. 가장 본질적인 가치는 오직 '말씀대로 사는 것'을 훈련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우고 함께 차근차근 길을 찾는 과정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공동체와 멀리 떨어져 있는 대상이나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기에 앞서 공동체가 실제 피부로 느끼는 필요나 이슈에 먼저 대응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공동체 내에 은사를 가진 사람들도 자연히 나타나게 마련이고, 시대가 직면한 위기나 모순도 하나씩 뛰어넘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계획된 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대화가 계속됐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고민을 털어놓고 토론도 해 가면서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계획된 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대화가 계속됐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고민을 털어놓고 토론도 해 가면서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장대비가 쏟아지는데도 마을 구석구석을 더 둘러보겠다며 발길을 재촉하는 참석자들도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홍천과 수유를 오가는 농·도 상생 마을 공동체 탐방 프로그램을 추가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이진석 목사(산소망교회)는 "경쟁에 찌든 사회에서 말씀을 기초로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로 감사하면서 만나는 관계를 소망하게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더 자세히 배우고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평택에서 온 박상환 목사(현덕제일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틀과 형식에 매여 본질을 상실해 가는 교회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사람이 먼저라는 말, 공동체 안에서 먼저 문제를 풀어 가라는 말을 품고 목회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 마을 공동체 곳곳을 둘러보면서 질문과 대답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건강한 교회를 일구기 위해 애쓰는 멘토와의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집니다. 7월 9일(화)에는 100주년기념교회 정한조 목사를(관련 기사: 100주년기념교회가 지키려는 상식, 한번 배워 볼까) 만나러 갑니다. 이후 탐방 소식도 곧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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