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리서치가 전국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 조사한 결과 목회자 71%가 교회 세습을 반대했다.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에 대해 무려 94.2%가 심각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결과 발표는 1월 31일 강남교회에서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목회자도 교회 세습과 양극화 현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리서치가 전국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 조사한 결과 목회자 71%가 교회 세습을 반대했다.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는 무려 94.2%가 심각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전병금 대표회장)가 의뢰한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7일부터 한 달간 실시했다. 결과 발표는 1월 31일 강남교회 비전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목회자가 지향하는 목회관부터 목회 활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목회 활동과 연합 사역에 대해 88.8%의 목회자가 교단 차원의 교회 연합 사역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교파를 초월한 교회 연합 사역도 90.2%의 목회자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56.6%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43.4%는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지지하는 연합 기구 순위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55%로 가장 높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32.4%), 한국교회연합(12.0%) 순이었다.

글로벌리서치는 성장하는 교회, 정체하는 교회, 감소하는 교회로 항목을 나누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특이점도 발견됐다. 성장하는 교회의 경우 설교위원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설교를 평가받는 것으로 나왔다. 성장하는 교회 가운데 23%가 설교 모니터링을 한 반면, 정체하는 교회는 4.3%로 저조했다. 감소하는 교회는 0%였다. 흥미로운 점은 성장하는 교회가 정체·감소하는 교회에 비해 당회·제직회·교인·부교역자 등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호적이었다. 특히 목회자와 당회 간 관계 만족도는 성장하는 교회(72.2%)가 감소하는 교회(36.4%)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전국 목회자 평균 사례비도 조사·발표했다. 평균 사례비는 기타소득을 포함해 260만 원으로 집계됐다. 대도시 목회자는 이보다 조금 높은 287만 원으로 일반 국민 대비 85.1% 수준이었다. 지역에 따라 사례비도 차이를 보였다. 대도시 목사는 월평균 243만 원, 중소도시는 202만 원, 읍면 지역은 163만 원이었다.

교계 안팎으로 논란인 목회자 납세 의무화에 대해서는 목회자 49%가 찬성했다. 교회 자산 및 헌금에 대한 과세 찬성은 38.8%로 나타났다.

54.8%의 목회자, 교회 성장, 경제 문제로 고민

▲ 김병연 교수(서울대)는 "신학교 교과 과정에 이러한 교육이 더욱 강조돼야 하며 목회 과정에서도 계속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설문 조사에 참여한 목사들은 한국교회 목회자의 가장 부족한 점으로 '신학적 깊이(38.6%)'를 꼽았다. 이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리더십(22.2%), 교회 전반을 운영하는 목회 경영 능력(13.8%), 대중문화 등 현실적인 이해(12.8%)가 뒤를 이었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실천이 결여된 신앙(31%), 지나친 양적 성장 추구(27.6%), 목회자의 자질 부족(14.8%) 등을 택했다. 또 일상생활 중 가장 큰 고민으로 교회 성장의 어려움(46%)과 경제적 어려움(15.6%)을 꼽았고, 54.8%의 목회자가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라고 했다.

이날 글로벌리서치는 크리스천 오피니언 리더 20명을 조사한 결과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오피니언 리더 가운데 17명이 한국교회가 쇠퇴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3명은 정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한국교회 내부 문제점으로 목회자 자질과 리더십을 꼽았다. 특히 신학생이 과다 배출되면서 목회자 간 질적 차이, 소명의 변질,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부족해졌다고 평가했다. 세속화와 개 교회주의도 지적했다. 한국교회의 재도약을 위한 과제로는 △목회자와 교인의 진정한 회개와 복음의 본질 회복 △대형 교회의 한국교회를 위한 나눔 △새로운 교회의 과감한 시도 △젊은 층을 위한 교회의 변화 △사회와의 소통 변화 등을 꼽았다.

이날 논평자로 나선 김병연 교수(서울대)는 사회와 교회의 접촉이 증가했음에도 목회자의 대사회적 시각 훈련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학교 교과 과정에 이러한 교육이 더욱 강조돼야 하며 목회 과정에서도 계속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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