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의 노래주점 유흥 의혹과 기습 파회, 총무의 가스총 및 용역 고용 문제를 다루자는 일부 총회 임원들의 요구를 정준모 총회장과 황규철 총무가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 임원회는 1월 16일 총회 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30일 예정된 실행위원회 안건을 상정했다. 일부 임원들이 총회장과 총무 문제를 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했으나 당사자들은 "실행위에서 논의하면 된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는 9명의 임원 전원과 황 총무가 참석했으며, 5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 도중 몇몇 임원들은 지난 12월 27일 정 총회장이 노래연습장 출입과 도우미 동석을 인정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관련 기사 : 정준모 총회장, '노래연습장 출입, 도우미 동석' 인정) 처음에는 안 갔다고 했으면서 왜 말을 바꾸었냐는 것이다. 이에 정 총회장은 버럭 화를 내며 "사회 법정에 가 있다는데, 그걸 왜 자꾸 임원회에서 논의하려고 하느냐"고 고함을 쳤다고 한다. 정 총회장은 이를 극구 실행위에서 논의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임원은 "실행위에는 총회장 측 사람이 많아 유야무야 넘어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임원회는 실행위에 '97회 총회 사태 진상 규명의 건'을 상정했다. 총회장과 총무뿐 아니라, 97회 총회 전후로 총회를 혼란스럽게 한 사람·사건 등 모든 것의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서창수 위원장)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실행위에서는 △97회 총회 당시 긴급동의안 △총회 상대 사회법 소송 중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의 비용 문제 △언론사 대응 건을 다룰 예정이다.

▲ 예장합동 총회 임원회가 1월 16일 회의를 열어 30일 예정된 실행위원회 안건을 상정했다. 일부 임원들이 임원회에서 총회장과 총무 문제를 논의하자고 했지만, 당사자들은 "실행위에서 하면 된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투스 구권효

회의 전날 비대위가 비상 총회 날짜를 확정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논의도 하지 않았다. 다만 황규철 총무는 "비대위는 견해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교단 개혁을 원하는 동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총무는 비대위는 임의 단체이기 때문에 여전히 인정하지 않지만, 조만간 비대위와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상 총회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예장합동은 언제나 이성적인 판단을 해 온 저력 있는 교단"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국 목사·장로 대회도 성황리에 이뤄질 것이라고 황 총무는 확신했다. 전국 노회 과반이 비대위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인원 동원이 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 총무는 "목장대회는 1만 2000교회 목사·장로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방해물은 하나님이 해결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목장대회는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양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있는 백주년기념교회에서 열기로 했다.

한편, 임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의 세계교회협의회(WCC) 2013년 부산 총회 개최 협조, 다락방 류광수 목사 이단 해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원들은 다락방을 이단으로 규정한 81회 총회 결의와, WCC 부산 총회에 조직적인 반대 운동이 필요하다는 96·97회 총회 결의를 재확인했다.

WCC와 다락방을 그동안 누구보다 앞장서서 반대해 왔으니 적극적인 활동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에, 한 임원은 "성명서를 내든지 집회를 하든지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총무는 "한기총 문제는 임원회 차원에서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며 "실행위에서 재론하지 않을까 싶다"고 짐작했다. 

구권효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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