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멘토링사역원이 2013년 2월 4~6일 제1회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를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개최합니다. 건강한 목회를 꿈꾸는 100명의 예비 목회자들과 2박 3일 동안 먹고 마시고 웃고 울며, 교회란 무엇이고 목회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려고 합니다. 컨퍼런스에 멘토로 참여하는 목회자들을 <뉴스앤조이>가 미리 만나 봤습니다. - 편집자 주

 

▲ 문학평론가이자 목회자인 김기석 목사는 성서의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사진 제공 목회멘토링사역원)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했다.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강사인 김기석 목사를 만나기 위해 찾은 청파교회는 출입문에 붙여진 안내문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우리 교회는 전력량 10%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는 문구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교회 옥상에는 3KW 용량의 햇빛발전소가 설치돼 있었다. 주보도 재생용지를 사용했다.

다른 교회에 비해 어둡고 비좁은 복도를 지나 한 귀퉁이에 김 목사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소박하고 정감 넘쳤다. 책상과 의자, 손님 네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소파가 있었고, 그 외에는 온통 책으로 가득했다. 신학뿐만 아니라 소설·인문학·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 4000권 정도가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더러는 아직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해 이곳저곳에 쌓여 있었다. 평소 공부를 좋아하는 김 목사는 하루에 200페이지씩 책을 읽는다는 원칙을 지켜 가고 있다고 했다.

실천과 공부가 공존하는 청파교회와 김 목사의 모습은 그의 목회 방향과 맞닿아 있다.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김 목사는 설교와 가르침을 통해 성서의 텍스트를 일상과 삶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교회 안에서만 신자여서는 안 된다. 거룩하다고 하면, 기도와 찬양 같은 종교적인 행위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경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거룩함은 구체적인 일상에서 일어나는 보편적 사건이다. 거룩함을 이야기하는 레위기 19장을 보면, 추수할 때 밭 모퉁이를 남겨두라, 장애인 앞에 걸림돌을 놓지 말라는 식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행위들과 연관된 말씀들이 나온다. 한국교회의 실패는 성서의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신학생 시절, 김 목사는 질문이 많았다. 동기나 선후배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신학적 전제들에 대해 회의했고 신성모독적인 질문도 자주 던졌다. 신학적 언어에서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한 김 목사는 문학에 빠져들었고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당시에는 절망스러웠지만 그러한 과정이 결국에는 큰 자산이 됐다.

▲ 김기석 목사는 "고난의 현장에 있지 않고 자란 믿음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목회멘토링사역원)

"많은 신학생이 신앙적 전제가 무너지는 것에 대한 극단적 공포가 있다. 신앙을 학문으로 가르치는 교수를 믿음 없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회의를 거치지 않는 확신과 신앙은 대단히 위험하다. 울면서라도 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목회자라고 모든 답을 알 수는 없다. 다만 누군가가 신앙적 질문을 던졌을 때, 그것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신학생들은 회의와 절망의 시간을 보낼 여유조차 없다. 한국교회는 신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보다는 더 많은 사역과 헌신을 요구하기에 바쁘다. 김 목사는 그러한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신학생 자신이 치열함과 용기로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규모 있는 교회에서 목회하겠다는 꿈은 애초에 접고 하나님이 맡겨 주신 일에 충실하고 순종하려는 진정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김 목사는 조언했다.

치열한 공부와 더불어 김 목사가 강조한 건 고통의 현장이다. 김 목사는 "고난의 현장에 있지 않고 자란 믿음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며 모순이 중첩된 현장, 고통받는 이웃들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도 용산 참사 현장에서 매주 예배하는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 집행위원을 지냈고, 교인들과 더불어 1인이 1개의 시민 단체에 후원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 목사는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신학생에게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신학교와 출석 교회에 함몰되지 않고 다른 공간에서 배우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목회 노하우를 나눌 생각은 없다고 했다. 다만 2박 3일의 짧은 일정 동안에 자기를 무장 해제하고 그동안의 전제들이 무너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제1회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안내 사항

일시 : 2013년 2월 4일~6일
장소 :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
멘토 : 김기석·김영선·오대식·오세택·정현구·진재혁·최상태 목사
인원 : 100명
회비 : 1인당 10만 원(입금 계좌 : 국민은행 406237-01-005927(예금주 목회멘토링사역원))
- 참가 신청서를 작성해서 업로드하고 참가비를 내셔야 등록이 완료됩니다.
- 참가 신청서 내용을 충실히 써 주셔야 멘토들이 더 많이 준비하실 수 있습니다.
- 부부가 동참하는 것은 환영하나, 집중도를 위해서 자녀는 동반할 수 없습니다.
- 숙소는 3인실과 5인실 2종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부부는 따로 주무셔야 합니다.
-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가평까지 오시는 분들 중에 행사장까지 택시를 합승할 분들은 신청서에 분명하게 표시해 주십시오. 4명이 합승하면 1인당 6000원 정도를 내시면 됩니다.
- 식사는 첫째 날 저녁부터 마지막 날 점심까지 제공됩니다(총 6끼). 첫째 날 점심은 개별적으로 식권을 구입하셔서 식사하시기 바랍니다. 필그림하우스 식권은 5000원입니다.
- 컨퍼런스가 끝난 다음 평가 및 제안서를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번에 만난 멘토 중 하반기 중에 교회를 방문해서 더 깊이 교제하고 싶은 분, 이분들 외에 내년 멘토로 추천하고 싶은 분을 적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70-8766-2312, pastormentoring@gmail.com(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간사)
사이트 : www.pastormentor.kr, www.facebook.com/pastormento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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