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동방송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서울시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원, 조용기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본보 제휴사=미디어오늘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항쟁 26돌 기념식 이틀 뒤인 지난 20일 극동방송 창립 50주년 기념식장에서 축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씨의 이날 공식외출은 2003년 6월 서울서부지법에 재산명시 심리공판에 출두한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극동방송 쪽은 5·18 광주민주화항쟁과 추징금 문제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전씨에게 참석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방송사 내부에서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극동방송 창립 50주년 ‘홈커밍데이’에 참석해 “지나간 100년 동안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자들이 세계를 지배할 기세로 확산돼 갔으나 철의 장막에 극동방송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쉴 새 없이 그들의 귀와 마음을 어루만지고 변화시켜 결국 수많은 인류에게 자유와 해방과 참된 삶을 찾아주게 된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축사를 했다.

이날 전씨의 행사 참석은 김장환 극동방송 사장의 권유로 이뤄졌다. 극동방송 쪽은 “지난 2001년 영동 극동방송 개국 과정에서 송신안테나 설치 문제를 전씨가 해결해줬고, 김 사장과의 관계 때문에 전씨가 축사에 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극동방송 쪽은 전씨를 초청하면서 초청사실을 외부에 알릴 것인지를 고민했으나, 전씨를 초청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논란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극동방송 직원들도 전씨의 초청에 대해 “할 말이 없다” “회사에서 결정한 사안이다”는 등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한욱 극동방송 50주년 준비팀 주임은 “외부에 공표를 해야되느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정치적인 의사표명을 하는 자리도 아니고 행사만을 위해 온 것”이라며 “축사를 요청하면서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입장표명은 안 된다고 행사취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주임은 “(전씨 초청에 대해)부담은 갖고 있었으나 회사 창립기념식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본보 제휴사=미디어오늘 이승경 기자, suu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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