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신대 신대원 교수회의 비공개 회의가 열린 서울 사당동 총신대 신관 2층 회의실 밖에서는 원우회의 기도회가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상열 원우회장은 "교수회 내부에서 박윤식에 대한 보고서 공개를 반대하는 교수들이 있다"며 "교수는 학생의 신뢰와 존경을 먹고 사는 분인데, 보고서 공개를 반대하는 교수님의 설교를 들고 은혜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총신대 신대원 교수 일동'이 "박윤식 씨(평강제일교회 원로)의 가르침은 문선명·변찬린 신학사상의 아류로 비성경적이며 이단성이 있다"는 연구 결론을 재차 확인했다.

총신대 신대원 교수회는 지난 9월 12일 오후 4시 총신대에서 모임을 가진 뒤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씨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6월 7일 신대원 교수 하계 세미나, 8월 31일 교수회의에서 채택됐으나 공개 시기와 방법을 놓고 내부 진통을 겪은 끝에 이날 전격 공개한 것이다. 이날 총신대 신대원 교수회는 "교육적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며 회의 직후 신대원 원우회에게 보고서를 공개했다.

A4 40장 분량의 이 보고서는 지난 6월 13일 발표한 A4 22장 분량의 1차 보고서를 보강한 것으로, 1차 보고서에서 제시한 '하와가 뱀과 성관계를 가져 가인을 낳았다'는 등 박윤식 씨의 신학사상 문제점 10개 항목을 다시 지적한 것은 물론, 문제가 된 박 씨의 '씨앗 속임' 설교를 심층 분석했다. 특히 이 보고서에는 부록으로 예장합동·예장통합·한기총 등이 박 씨를 이단으로 결정한 증거 문서를 소개했다.

'교수회' 아닌 '교수 일동'으로 공개

한편 이날 회의에서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보고서 공개 시기를 지금 바로 할 것이지 총회 이후로 미룰 것이지, 보고서 발표자 이름을 '교수회'로 할 것인지 '교수 일동'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두 시간에 걸친 마라톤 토론을 벌였다.

상당수 신대원 교수들이 보고서를 즉시 공개하자고 주장한 반면, 사회를 맡은 김인환 총장은 총회에서 구성될 조사위원회를 통해 공개하자고 맞섰다. 김 총장은 "지금 공개하면 학교와 교수들이 소송에 휘말릴 수 있으며, 총회가 구성할 조사위원회를 통해 발표하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다"는 이유로 공개 시기를 늦추려 했다. 그러나 신대원 교수들은 "총회에서 조사위원회가 구성될 지 여부를 알 수 없고, 총회에서 영입이 허가된다면 막을 길이 없다"며 즉시 공개를 요구했다.

또 신대원 교수들은 보고서 발표자 이름을 '총신대 신대원 교수회'로 발표하자고 밝힌 반면, 김 총장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결국 김 총장이 다른 일정 때문에 떠난 뒤, 교수회는 즉시 공개하되 '신대원 교수회'가 아니라 '신대원 교수 일동'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교수들에 따르면, 교수회라는 이름으로 공개하면 교수회의 수장인 총장이 법적 책임을 지지만, 교수 일동으로 공개하면 교수 개개인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교수들이 격론을 벌인 사이 회의장 밖에서는 총신대 신대원 원우회 소속 학생 20여 명이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벌였다. 이들은 교수들이 보고서를 '교육용'으로 공개한다는 회의 결과를 환영하면서, 학생은 물론, 교단 소속 교회들에도 보고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또 8월 27일 열리는 교단 총회에도 찾아가 평강제일교회 영입 반대 집회를 개최한다. 현재 이들은 '이단을 영입한 교단은 죽었다'는 의미로 조기를 달고 수업하며 학내에서 기도회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 씨는 이단적 주장을 한 번도 철회한 적 없다"

이번 보고서에서 신대원 교수들은 박윤식의 신학사상을 다루기에 앞서 "박 씨는 자신의 설교나 글 등을 지금까지 한 번도 반성하거나 철회한 적이 없고 자신의 정당함을 여러 경로를 통해 선전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북노회는 6월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박윤식 목사와 평강제일교회가 이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모범적인 하나님의 일군과 교회"로 변호한 바 있다.

潔?교수들은 '박윤식 씨의 신학사상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6월 13일 발표한 1차 보고서의 주장을 다듬었다(참고: 6월 17일자 <뉴스앤조이> 총신 신대원 교수회, "박윤식 사상, 이단성 있다"). 이번에는 평강제일교회 측이 '어떻게 파충류와 인간이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겠느냐'는 반문에 대해서도 반론을 폈다. 교수들은 "박 씨가 하와를 유혹하는 뱀을 실제 파충류로 이해하지 않고, 뱀을 타락한 천사, 사탄, '거짓 선지자의 암호'로 본다. 그런데 이러한 박 씨의 주장은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에 그대로 나타났다"며, 그 근거로 박 씨의 '씨앗 속임' 설교 전문과 변 씨의 책을 발췌해 제시했다.

교수들의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씨앗 속임' 설교가 박 씨의 신학을 꿰는 중심축이 담겼다고 보고 심층 분석한 점이다. 교수들은 "(이 설교에서) 박 씨가 자신만이 특별계시인 '말씀의 비밀'을 받았으며, 말씀의 비밀은 마귀의 '씨앗 속임'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에 따르면, '씨앗 속임'의 비밀은 주로 가인의 출생 비밀과 연관되는데, ('씨앗 속임' 사상은) 하와가 마귀의 꼬임에 넘어가 둘이 짜고 아담을 속여 하와의 태에 뱀의 씨, 또는 마귀의 씨를 잉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수들은 "(박 씨가) 마귀의 씨앗 속임이란 전망 속에서 인생관 성경관 우주관 전체를 이해함을 함축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러한 성적(性的) 주제를 가지고 성경의 중심 메시지를 해석하는 것은 문선명, 변찬린 등 통일교 출신의 사상이라는 것.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교수들은 "예장합동이 지향하는 개혁주의 신학과 배치되는 사실을 발견하였다"며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출했다. 교수들의 연구 결론을 그대로 인용한다.
 
첫째, 박윤식 씨의 '씨앗 속임' 사상은 가인을 아담의 자손이 아니라 뱀이 하와를 속여 성적인 혈연관계를 맺음으로 생산한 '뱀의 씨'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인류 대다수가 가인의 더러운 혈통을 이어받아 태어난 마귀의 후손들로 간주함으로써 성경의 창조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또한 에덴동산이 창조 후 이 지상의 시공 속에 있었음을 거부한 것은 성경의 근본 가르침과 위배된다. 에덴에서의 타락사건, 선악과 사건은 상징이 아니라 역사 속에 일어난 실제 사건으로 보아야 한다. 창세기가 가르치는 대로 가인은 뱀의 씨가 아니라 하와와 아담 사이에서 출생한 아담의 후손이며, 타락한 인류 전체도 모두 아담과 하와의 후손들이다.

둘째, 박윤식 씨의 인죄론은 성경 및 개혁주의 신학과 배치된다. 그의 '씨앗 속임'에 나타난 에덴에서의 타락 사건을 뱀과 하와의 성관계로 해석하여 가인이 잉태되었다는 것이나, 에덴에서의 선악과를 따 먹은 사건을 상징적으로 이해하여 하와와 뱀과의 성관계로 풀어가려는 성경 해석이나, 이렇게 뱀과의 성적인 혈연관계를 통해 더러운 피 또는 죄악이 후손들의 혈맥에 흘러들어와 그들에게 유전된다는 죄의 혈통유전설은 모두 성경의 가르침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다.

그의 '씨앗 속임' 교리는 기본적으로 창세기의 인간 타락기사를 본문의 문자적 의미를 따라 해석하기를 거부하고 기이한 성관계로 왜곡 해석한 비성경적인 교리로서 김백문, 문선명, 변찬린의 성적 해석과 기본적으로 궤를 같이 하는 것이 분명하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건을 '죄인을 위한 대속의 사건'으로, 또 '구속을 완성하신 것'으로 이해하지 않고 "이루지 못한" 실패의 사건으로 해석하는 것은 십자가의 근본 사상을 왜곡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리스도의 십자가 핏속에 비밀의 말씀이 감추어져 땅에 쏟아진 것이 마귀가 장난질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속임수 전략의 일환이었으며, 이런 의미에서 십자가는 말씀의 보화를 싸고 있는 보자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성경의 가르침과 배치되며 구속의 사건을 근본적으로 왜곡하는 것이다.

그의 구원론은 마귀의 씨앗 속임 전략을 막기 위한 하나님의 역속임 전략으로 개혁신학과는 전적으로 다른 것이다.

넷째, 이런 잘못된 해석 방식은 박윤식 씨 자신만이 창조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임하지 않은 특별한 "말씀의 비밀"을 받았다고 하는 계시론적 오류와도 연관되어 있다. 그러한 비밀의 말씀은 어떤 주석에도 없고 오직 자신에게만 있다고 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의도적으로 극대화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풀어헤치는 비의적 말씀에 맹종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진리'와 '말씀'을 구분하는 비의적(秘意的) 해석구도와도 연관되어 있는데 박윤식 씨는 예수께서 "진리의 수준으로 낮아져서" 기껏 "비유와 상징"으로 하나님의 뜻을 말했지만 불신에 빠진 유대인들에게 거부당하였고, 반면에 마지막 때에 자신이 진리의 뒤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헤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가르침에 신적 권위를 부여하고 자신을 "말씀 아버지"로 치켜세울 수 있는 토대를 놓고 있다.

말씀과 진리를 분리하여 진리 단계에 머물지 말고 말씀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 것은 말씀이 성육신하여 십자가의 대속의 죽음을 통해 인류의 구속 사역을 완성하신 참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왜곡하는 것이다.
   
다섯째, 자신이 가르치는 말씀이 지리산에서 3년 6개월 7일 동안 기도를 통해 직접 받은 계시라는 주장은 개혁주의 성경관(계시관)과 어긋난다. 그가 받았다는 말씀 자체도 상당수가 변찬린의 <성령의 원리>에서 거의 그대로 끌어온 것이다. 박윤식 씨는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를 다소 인용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의 설교 상당 부분이 문선명 계보 이단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와 거의 같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여섯째, 대성교회 박윤식 씨의 <말씀의 승리가>, 설교와 <십 단계 말씀 공부>, 그리고 The Step to the Word에 나타나는 박윤식 씨 자신을 암시하는 <말씀 아버지>, 인간이 신성을 가진다는 주장, 그리스도인들을 "생령의 씨알"이라고 부르는 일,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으로 사해주시려고 했으나 반대해 십자가를 지셨다는 주장은 개혁신학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비 성경적인 가르침이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박윤식 씨의 가르침은 개혁주의 관점에서 볼 때 창조론·인죄론·기독론·십자가 신학·구원론·계시관에 있어서 비성경적이며, 그 가르침에 있어서 이단성이 있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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