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의 이단성 시비가 다시 일고 있다. 예장개혁 소속 개신대학원대학교(개신대·총장 손석태)가 2009년 12월 22일에 "박 목사가 이단성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예장합동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회가 반박하고 나섰다. 예장개혁 측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발을 뺐다. 박윤식 목사는 예장개혁 소속이다.

개신대, "박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 추구"

 

예장통합, 예장합동,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박 목사의 '10단계 말씀 공부', '씨앗 속임' 등의 가르침이 통일교와 나운몽, 박태선의 사상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이단 판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개신대가 박 목사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려다가 교단과 교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두 달 뒤, 개신대 신학검증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박윤식 목사의 신학은 이단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신학검증위원회는 조사 자료에서, "비록 박 목사의 신학이 과거에 이단성에 대한 오해가 있었고, 또 그로 인하여 지금도 극소수의 제명된 평신도들 가운데 그 같은 잔재들이 남아 있어 보이지만, 박 목사 자신과 평강제일교회 자체의 공식적인 신앙고백과 신학 사상은 이단성이 없으며,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소속 교단, "교단의 공식 입장 아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회는 올해 1월 19일 성명서를 발표해 개신대의 조사 결과를 비판했다. 교수회는 "개신대가 박 목사에 대해 발표한 내용을 인정할 수 없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기존 발표를 백지화하라"고 했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학문적․신앙적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교수회는 박 목사가 자신의 신학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박 목사의 주장과 몇몇 출판물을 근거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조사 결과의 객관성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했다.

개신대 안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학검증위원회 발표 직후에 교수 4명이 조사 결과에 반대해 사표를 냈다.

박 목사를 둘러싼 시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에 예장합동 소속 서북노회가 당시 합동보수 소속이었던 평강제일교회를 영입하려는 과정에서 큰 파장이 일었다. 박용규 교수를 비롯해 총신대 교수들이 박 목사의 이단성 문제를 제기하고, 학생들도 교단 일부 인사들의 행보에 반발했다. 합동 총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통합 측이 합동 일부 인사들의 박 목사 영입 시도를 비판하는 등 교단 간 갈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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