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리회가 광복 60주년 기념예배 자료집을 발간했다. 감리회는 이번 자료집에서 교단 내 친일 인사들의 명단을 발표하는 등 과거사 청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그러나 명단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뉴스앤조이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감독회장 신경하 목사)가 광복 60주년 기념 예배자료집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고 살아라>를 발간했다. 감리회가 선교 120년, 광복 60년을 기념해 발간한 이 자료집에는 예배자료와 설교자료 감리교단의 역사자료 등이 실려 있다.

이번 자료집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감리교단 내 친일 부역자의 명단을 발표했다는 점. 교단이 교단 내 친일 인사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목사는 정춘수·박희도·김영섭·김응태·김인영·김종우·박연서·정등운·전영택이며, 평신도는 신흥우·윤치호·김활란이다.

그러나 자료집에는 무슨 이유로 이들을 친일 인사로 규정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게다가 감리회 교단 차원에서 저지른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반면에 자료집은 감리회 소속 인사들의 독립운동에 초점을 맞췄다.

감리회가 발표한 독립유공자는 모두 400여 명으로 이 중 204명은 일제 당시 독립운동을 인정받아 국가보훈처 공훈록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나머지 197명은 미추서자다.

감리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건국훈장은 모두 5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이중 1등급에 해당하는 대한민국장을 받은 사람이 김구·이승만·서재필 등 모두 10명이다. 이는 대한민국장을 받은 30명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 밖에도 대통령장(2등급)은 문화·교육운동을 한 주시경과 임정 활동을 한 신채호 등 25명, 독립장(3등급)은 전덕기(상동교회 목사)·장도빈(상동청년학원 교사) 등 43명이 받았다.

또 4등급에 해당하는 건국훈장 애국장은 강종근(일제 당시 사상법 예비 검속령에 걸려 구속)·구정서(의병전쟁과 전도사업 중 일제에 의해 총살) 등 51명이 받았으며, 애족장,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 추서자(5등급)는 신사참배 반대 운동으로 순교한 권원호 전도사 등 모두 75명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리회는 3·1운동 당시 감리교회 중 3·1운동에 나서지 않은 교회가 거의 없다고 밝히고, 앞으로 계속해 3·1운동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독립유공자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역사 자료집은 민관기 목사가 정리한 것으로, 민 목사는 대한민국 건국 공훈록과 한국감리교회 인물사전 등을 참고해 만들었다.

한편 신경하 감독회장은 자료집에 담긴 대 사회 메시지에서 "광복 60주년을 맞았음에도 일제의 우산을 아직 벗지 못했다는 느낌"이라며 "과거사 청산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감리교회는 항일운동에 적극 참여해 숱한 희생자를 냈던 대표적인 교회임에도 우리 역시 청산해야할 부끄러운 과거가 있음을 고백한다"며 "철저한 반성으로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민족의 교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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