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결산③/ 총회 체질개선 미약

각 교단은 새천년을 맞아 처음 갖는 이번 총회에서 교단의 체질 개선을 위한 의욕적인 안건들을 많이 상장했다. 헌법개정과 기구개혁 등이 그것이다. 이는 새 천년을 맞아 선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급변하는 사회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내부개혁적인 취지에서 나온 것이어서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예장 통합총회는 우선 기구개혁안을 통과시켰다. 15년동안 연구해온 것이어서,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이번 기구개혁안은 '총회는 정책 총회로, 노회는 사업 노회로'해 총회의 기본구조를 노회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이에따라 총회 사업을 노회로 이관하는 작업을 3-5년동안 추진하기로 하고, 이번 총회에서는 우선 1차적으로 내년에 노회로 이관할 총회사업만 정해 통과시킨 것이다. 즉 이는 올 총회에서 모두 결정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계속 추진할 사안의 일부를 통과시킨 것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점에서 볼 때 기구개혁이 완성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예장 통합총회는 기구개혁과 함께 장로교2000대회를 올해 치루면서 지역노회를 한 데 묶어 지역대회를 11개 구성하고, 이 대회가 노회와 총회의 중간역할을 감당하면서 노회의 사업활성화를 돕겠다는 계획을 마련했었는데, 이를 총책임지고 추진해온 총회 기획실 책임자가 세계선교부 총무 자리로 갈 뻔하면서 공중에 뜨고 만 것이다. 사실 노회의 사업추진 역량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총회의 사업이관 자체도 일사불난하게 추진될지 불학실하기 때문에 이를 중앙에서 조율할 확실한 실무자가 꼭 필요한 실정이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어긋나고 있기 때문에 기구개혁이 오랜 시간동안 별다른 잡음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예장 통합총회는 또 올 총회에서 '2천년 장로교 선언'을 비롯해, 예식서를 개정한 헌법개정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많은 안건에 치여서인지, 개정안이 마음에 안들어서였는지 모르겠으나, 2-3년동안 심사숙고해 올라온 개정안 치고는 너무 소홀히 다뤄진 채 1년 더 연구하기로 하고 내년으로 넘겨졌다. '코이노니아'와 '생명'에 초점을 맞춰 새 천년의 선교과제를 고백한 신앙선언이 제대로 논의조차 안된 채 유보된 것은 너무 아쉬웠다.
헌법개정안과 기구개혁안이 부결된 곳은 이밖에도 많다. 예장 합동총회는 3년전부터 21세기 교단발전준비위원회를 가동시키고 거창한(?) 프로젝트를 발표해오는 듯 했으나, 올해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21세기에 대한 청사진은 만들고 있는 것인지, 그저 해마다 누가 부총회장에 당선되느냐가 최고의 관심사요, 총회 개최의 주목적이 아닌지 묻고싶을 정도이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지역총회 제도를 지난 5년동안 실시해봤으나 감투만 양산했을 뿐, 지역성을 살리는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지역총회 폐지안을 총회에 올렸다. 그러나 부결되고 말았다. 총대수를 줄이는 것이나 지역총회 감투를 줄이는 것이나, 자리를 줄이는 데는 너도나도 반대하는 곳이 총회가 아니던가?
지역총회 폐지건은 헌법개정 사안인데, 이럴 경우 2/3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쉽게 통과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이와함께 여성안수 허용건도 부결되고 말았다. 지난 해 근소한 표차로 부결됐고, 올해 성결교단 내에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와 올 총회에서는 통과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었는데, 2/3이상의 찬성표를 얻는데는 실패했다. 아직 보수적인 정서가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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