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앤조이 신철민
며칠 전 어느 60대 부부의 동반 죽음이라는 기사 한 꼭지를 접했습니다. 광주에 살았던 그들은 가난하였고, 병들었습니다. 남편은 예순여섯이었으며 아내는 예순둘이었습니다. 7년 전 남편은 고혈압으로 쓰러져 자리에 누웠으며, 아내는 곁에서 남편을 지켜왔습니다. 이들은 아들이 둘이었으나 방을 따로 얻었습니다.

아들 부부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아내는 자신도 불편한 몸이었으나 남편의 병수발을 정성껏 하였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하여 사람들은 효부상을 주어 박수를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얼마 전 밥상머리에서 아내는 쓰러졌습니다. 남편은 누워서 아내의 죽음을 보았던지 그 충격을 못 이겨 함께 죽음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을 전한 기자는 쓸쓸한 죽음이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은 노인들만의 죽음이었으므로 쓸쓸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대 꼭 쓸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홀로 살아가시는 어머니를 보아왔으므로 저에겐 부부가 함께 죽음을 맞는 데 대한 남다른 생각이 든 것입니다.

사랑하여 결혼하고, 함께 가정을 꾸리며, 고락을 평생 나눈 부부에게서 어쩌면 마지막 소원이란 함께 세상을 떠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럴 수 있는 부부란 흔하지 않습니다. 사고를 함께 당하기 전에는 어렵지요. 하물며 아내의 죽음 앞에서 그 슬픔에 겨워 충격을 받아 세상을 떠나는 남편을 보기란 더욱 어렵지요. 그러므로 그들의 동반 죽음은 어쩌면 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며칠 전 또 하나의 뉴스는 저의 이런 마음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이 50년 동안 해로하였던 어느 시인이 아내와의 사별에 충격을 받아 식음을 전폐한 뒤, 아내의 길을 뒤따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가을, 작은 소원을 빌어봅니다.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죽음조차 함께 맞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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