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고난의 역사다. 인간의 고난과 신의 자비하심의 장대한 서사적 기록이다. 고난에 빠져 시달리는 인간들에게 신은 그 손을 뻗쳐서 구원의 약속을 하신다. 그리고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며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간 것을 기록한 것이 성경이다.

신은 자신의 위대한 능력을 베풀어 인간들을 구원한다. 출애굽에서부터 예루살렘에 이르기까지, 고난에 시달리는 인간들에게 거짓말같은 기적을 준다. 그러나 성서의 증언에 의하면 그러한 신의 자비에 의한 평화는 잠깐 머물고 말 뿐이다. 인간들은 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애굽을 벗어난 광야에서 금송아지를 만들고, 바알신앙을 철저히 배제하라는 명령을 어김으로 재앙에 빠져든다. 그들은  신이 원하지 않는 왕을 달라고 간청하여 왕국을 만들고, 역대의 세습 왕들은 신의 뜻에 따라 백성을 인도하지 않는다.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도 고난은 그치지 않았다. 한쪽에서는 메시아를 대망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노력이 있었는가 하면, 종교 기득권자들은 로마의 세력에 의지할뿐 자신들이 바로 서기를 거부했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는 바로 그러한 때에 일어났다. 유다와 이스라엘의 왕들이 신의 뜻에 어긋날때마다 참 선지지자들이 소리 높여 외쳤듯, 바리새인들이 종교의 참 길에서 벗어날 때 세례요한과 예수의 출현이 있었다.

성서와 예수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사랑하라'다. 기독교인이란 사람들이 동족과 이웃을 의심하고 경계하고, 얼마되지 않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군중을 동원해 시위를 벌이는 세상이다. 오늘날의 바리새인들은 누구이고 선지자는 누구인가.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이웃을 감싸고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이 기독교인인가. 이웃의 아픔을 밟고 더욱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기독교의 정신인가. 오늘날의 기독교가 서야 할 방향은 어느 곳인가. 무엇이 성서와 예수가 우리에게 전하는 참된 '도'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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