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지역에서 목회를 하시는 어느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면서 목회를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목사님의 곁에 평생을 함께 일하기로 하신 전도사님이 계셨으므로 목사님은 두 가지 일을 잘 해냈습니다.

이 교회에는 서른 명 남짓 되는 어른 성도들이 모이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절반은 외국인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일자리를 가지고 일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외국인노동자라 불리는 그들은 이 교회에서만은 그렇게 불리지 않았습니다. 그저 국적이 다른 '교우'일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회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은 마치 한없이 도움만 주어야 할 존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도움을 주는 교회야말로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에서는 그들 또한 하등 다를 바 없는 교우로서 똑같이 헌금하였으며, 영어 교사로 가르치고, 추수감사절 때는 직접 그들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와서 한국의 교우들에게 소개하였습니다.

모든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그들에게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눈길을 주고 있을 때 그들은 이 교회에서 당당한 외국인 교우로서 존재하였습니다. 물론 그들이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당할 때면 전도사님에게 전화를 했고, 전도사님은 교우의 일이었으므로 심방을 하고 열심히 도움을 베풀었습니다. 한국인 교우들도 외국인 교우들의 어려움을 발견하면 소문 내지 않고 도왔습니다. 그들의 도움이란 모든 교인들이 함께 누리는 교우로서 마땅한 권리처럼 보였습니다.

더욱이 그들은 한국에서의 일을 마치고 조국에 돌아가면 거기서도 교회를 설립하였습니다. 작은 가정교회로 시작하였지만 그들은 철저한 신심으로 교회를 성장시키고 있었습니다.

이 교회의 교우들은 여름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예전의 교우들이 새롭게 설립한 교회를 자기 비용을 내 방문하였고, 그 교회를 위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발견한 뒤 잊지 않고 도왔습니다. 참 흐뭇한 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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