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목회자나 선교사들을 위한 실버타운이 농촌과 도시에서 잇달아 건립될 계획이다. 특히 이 실버타운은 한평생 이름도 빛도 없이 농촌의 복음화를 위해 숨어 헌신한 농촌목회자에게 입주우선권을 줄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버타운은 인천시 남동구와 경북 의성군 다인면 두곳에 위치할 계획이다.


인천시 목양 효실버타운
인천시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름난 풍성교회(권혁선 목사, 예장합동)가 건립추진 중인 실버타운의 특징은 우선 최신식 호텔 수준이라는데 있다. 인천시 남동구 남촌동에 소재한 부지 430평 위에 연건평 2000평 규모에 5층 짜리 최신식 건물로 1층은 건강관리실, 물리치료실, 휴게실을 꾸미고, 2층은 예배실과 세미나 회의실 그리고 3-5층에는 2명이 한방을 사용할 수 있는 15-17평 규모의 원룸 100실을 갖출 계획이다.

입주비는 도시목회자들의 경우 6천만원, 농촌목회자들은 2천만원 정도로 차등을 두며 향후 입주자들의 수술비와 장례비로 사용할 예정. 물론 퇴실을 원할 경우엔 입주금을 환불해 줄 방침이다. 입주자들에 대한 가장 큰 특혜는 사용경비를 모두 무료로 처리한다는 점. 1년에 6억원 정도가 예상되는 운영비는 풍성교회가 70%를 지원하고 후원자 기금 30%로 충당할 예정이다.

실버타운 건립에 소요되는 총 공사비는 약 60억원 규모. 교회로서도 재정적인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1,200명에 달하는 후원자가 모집돼 있고 특히 미국 일본 등 해외에 나가 있는 교민들이 후원자로 가입,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버타운은 오는 2003년에 기공, 2004년부터 입주시킬 예정으로 농어촌 목회자, 미자립 도시목회자, 20년 이상 선교활동을 편 선교사들을 입주대상으로 삼고 있다.

풍성교회가 이처럼 은퇴교역자들을 위한 실버타운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봉사와 섬김을 강조하는 권목사의 독특한 목회방침이 뒷받침돼 있다. 교회건·증축 보다는 구제와 봉사에 목회초점을 두고있는 권목사와 교인들은 이미 인천은 물론 대전 공주 천안 논산 금산 안산 등지에 복지의원(양방)과 효한의원을 열어 무료의료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매주 화·수·목요일에 인천지역의 빈민 1,000여명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고 13가정의 독거 재가노인들을 위해 밑반찬을 만들어 주거나 청소, 빨래 등을 해오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뒤늦게 목회자가 된 권혁선 목사(49세)는 "과거 한국교회의 관심은 부흥회와 찬양을 통한 교회성장이었으나 이제는 지역과 주민이 원하는 섬김과 구제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풍성교회는 월 20만원도 채 안되는 생활비로 열악한 여생을 마감하고 있는 불우한 은퇴목회자·선교사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수 있도록 환경과 제도를 만드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인천 희망백화점 신우회모임으로부터 시작된 풍성교회는 설립 초기 백화점으로부터 기증받은 지하1층에 소재, 현재 약1,200여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으며 실버타운이 들어설 땅 역시 독지가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측은 부지를 더 확보한 가운데 사회복지법인으로 실버타운을 운영, 정부측으로부터도 건축비용을 일부 지원받을 예정이다.(☎032-431-1004)


의성군 다인면 로뎀의집
경북 의성군 다인면 덕미1리에 건립되는 로뎀의집은 총 5채(2층건물)로 인근한 삼림과 어우러진 7,000여평의 자연공간 속에 위치해 있다. 또한 새로 건축된 기도처소의 출입이 자유롭고 무공해 텃밭 800평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올 9월 19일 기공을 시작으로 내년 6월까지는 모두 건축을 끝낼 예정. 입주는 집 1채가 완성되는 11월말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뎀의집을 건축하고 있는 사람은 상주태동교회 예도해 목사(45, 예장개혁). 예목사는 지난 11년간 농촌교회인 의성대상교회를 개척, 목회하며 주변의 무의탁노인을 섬기는데 진력해왔다. 특히 95년부터 무의탁노인을 직접 모시기로 작정, 교회 인근에 은혜의집을 건축하고 매달 생활비 일체를 제공해오고 있다. 정부에서 무의탁노인들에게 지급되는 매월 20만원 안팎의 생활보조금은 물론 본인들의 용돈으로 쓰여진다.    

현재 의성군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은혜의집에 모신 노인은 총 7명. 9월 첫삽을 뜨게 되는 로뎀의집은 바로 은혜의집 윗편에 들어설 예정으로 부부형(15평)과 개인형(10평)으로 나뉜 가운데 5쌍의 부부와 5명의 독신노인이 입주하게 된다. 신청서류는 은퇴교역자의 경우 주민등록등본 노회소속 증명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무주택 확인서등이며 홀사모는 호적등본, 주민등록등본, 자기소개서, 무주택확인서, 재직증명서 등이다. 신청기간은 1차로 9월 10일까지이며 선정위원단이 입주자를 최종 가릴 예정이다.

한편 로뎀의집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건축비용. 건축에 들어가는 총 비용은 대략 3억원 정도로 예목사는 93년 자신이 사비로 매입한 7000여평의 산과 800여평의 논 위에 국내외 교계 평신도들의 후원을 받아 120평 규모의 로뎀의집 건축을 완공할 계획이다. 예목사는 로뎀의집에 입주하게 되는 은퇴목회자나 홀사모들에게 입주비없이 전액 무료로 입주시킬 예정으로 비록 적은 수이지만 초교파로 문호를 개방, 농어촌·산간오지에서 목회하다 은퇴한 분들을 우선적으로 모실 생각이다.

2년전 은혜의집 소식을 듣고 경북지역의 은퇴목사 몇 명이 직접 찾아와 자신들의 갈곳 없는 딱한 처지를 호소하며 숙소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받은 이후 예목사는 로뎀의집 건축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교회 은퇴목사님들의 경우 자식들이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는 분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남부끄러울 정도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편을 사별한 홀사모의 경우 생활 형편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습니다. 제 작은 힘이나마 그분들의 안정된 삶을 위해 봉사할 계획입니다." 부흥사로 활동하고 있는 예목사는 로뎀의집 건축비 마련을 위해 10월초 미국집회(워싱톤)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054-861-3546)



정영진 기자는 <한국농어촌선교신문>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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