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형 목사.

통일교 전력으로 교계에 파장을 일으켰던 합동복음 총회장 장재형 목사에 대해 조사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위원장 오성환)가 지나치게 서둘러 조사를 종결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기총 이대위는 장재형 목사에 대한 조사결과가 한기총 임원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장재형 목사는 1997년 이후 통일교와 관계 없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7월 6일 합동복음 총회에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한기총 이대위로부터 조사를 위임받은 '3인위원회'는 물론 이대위 안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서로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한기총 이대위가 합동복음 총회의 요청으로 발송한 공문을 보면, "장재형 총회장님의 이단(통일교)에 관련되었던 것에 대하여 본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서 조사하였던 바, 1997년 이후에는 통일교와 관련이 전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 공문은 이대위원장 오성환 목사와 길자연 대표회장 명의로 작성됐다. 장재형 목사에 대한 한기총의 공식입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문을 작성하고 보내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3인위원회가 조사한 내용에 대해 한기총 임원회가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문을 발송했다는 것이 논란의 대상이다.

오성환 목사, 심영식 장로와 함께 3인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장재형 목사 의혹을 조사했던 최삼경 목사의 경우, "장재형 목사 문제는 이대위에서 공식적으로 결정난 사항이 아니며 아직 한기총 임원회도 통과하지 않은 사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공문을 보낸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대위 부위원장 진용식 목사 역시 "공문이 나간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장재형 목사 건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해 이대위 위원장 오성환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오 목사는 자세한 설명을 거부했다. 심영식 장로는 <뉴스앤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합동복음 교단에 공문을 보낸 것은 오성환 목사가 결정했고, (본인 역시) 공문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심 장로는 장재형 목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신중히 조사한 결과 1997년 이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대위 구성원 안에서도 장재형 목사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한기총 임원회가 장재형 목사에 대한 이대위의 보고에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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