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 일하면서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기사를 위해 만나는 사람들이니 대개 그들은 특별하기 마련입니다. 칭찬의 글도 쓰고, 비판의 글도 썼습니다.

많은 실수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비판받아야 할 사람을 추켜세우고 칭찬해야 할 사람을 궁지에 몰았던 것입니다. 심하면 처음에는 칭찬하고, 다음에는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한 입으로 두 말을 한 셈이었지요. 사람들은 대개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들의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 제가 쓴 기사가 초췌해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또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전부이면서 동시에 사람은 모두 비슷했습니다. 아플 때 아파하고, 미워해야 할 때 미워하며, 괴로우면 끙끙댔습니다. 단지 아파하는 방식이 달랐고, 미워하는 방식이 달랐으며, 끙끙대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그 다른 방식을 서술하는 것이 그동안 제가 써온 글들의 내용이었는지 모릅니다. 물론 그 방식의 차이는 중요하지만, 그 차이만으로 사람을 쉽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 박명철 기자. ⓒ뉴스앤조이 신철민
다들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만한 아픔과 미움과 괴로움의 까닭이 있었습니다. 그 속에 이르지 않고서 그들을 묘사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속에 이르는 일처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요? 우리가 잘 알듯이 사람의 속에 이르는 만능열쇠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주님의 마음'을 품는 것밖에 없지요. 그러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이제 사람을 만나서 쉽게 감동하지 않으며, 또 쉽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조금은 담담한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는데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내가 빚어낸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합니다.

감동의 굴곡이 크지 않더라도 감동의 깊이는 더 깊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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