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신철민

저,
오늘 수술했어요.
자연유산이 되어서 그렇게 되었지요.
임신 소식을 알고... 2주...
정말 두 달같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참 행복했는데..
이렇게 되었네요...
엉엉엉...
어제는 많이 울었는데요...
오늘 중보의 강력한 힘으로 화이팅하고 있어요...

홈페이지에 캠퍼스 간사님의 글이 올라왔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임신 3주인 사실을 알고 정말 기뻐하셨는데...

어렸을 때부터 나를 이뻐해주시던 오라버니가 계시다. 공주님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얼마 안되서 그 아이가 서울대학병원에 있다는 소식과 결국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아직 많은 날을 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내가 배운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세상의 논리와 하나님의 논리는 너무나 달라서, 사는 것이 너무 치열해서 그만 살게 해달라고, 차마 용기가 없어서 나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리지는 못하겠으니 이젠 그만 하자고 징징거리던 것이 나의 일상이다. 하지만 두 아이의 원하지 않은 죽음을 들었을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멍하니 앉아서 살아있다는 것을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대생이 자기의 존재 이유를 모른다고 자살을 선택한 이야기. 이제 자살은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가까이서 전혀 문제없어 보이던 나의 친구가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가능성 제로의 이야기가 아니다. 살아있다는 이유로 살아간다는 것은, 죽지 못해 산다는 것은 어쩌면 바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내가 헛되이 보내는 하루는,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가지고 싶어하던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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