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신철민
한국의 많은 목회자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과 기도, 그리고 설교와 심방을 통하여 나타난 그들의 삶에 대하여 존경을 많이 받아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지면에 쓰기 민망할 정도로 목회자의 윤리적 붕괴를 맞고 있다.

기독교는 성경을 기반으로 하는 최고의 윤리적인 종교이다. 따라서 목회자는 지도자로서 윤리의 모범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목회자 가운데 하나님의 선택의 도구로 자신의 사명을 망각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극심해지고 있는 성적 타락

최근 언론이 나타난 목회자의 윤리적 문제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목회자의 윤리의 심각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몇 년 전 부천에서 자신의 교회가 부흥되지 않는다고 자신이 사는 이웃집들에 방화를 저지른 목회자가 있었으며, 일만 악의 뿌리가 되는 돈에 노예가 되어 노름에서 번 돈을 주지 않는다고 채무자의 손을 자동차 바퀴로 밟은 목회자가 있었다.

산업금융채권 위조단을 만들어서 개척교회를 세우며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말한 모 신학교의 부학장이 있었으며, 몇몇 목회자들만으로 구성된 교회가 돈의 사용에 문제를 삼아 자기들의 공동체에 속한 한 목회자의 아내를 집단 살해하고 오랫동안 시신을 부활시키려고 소동을 일으킨 목회자들이 있었으며, 평소 지역 주민에게 존경받고 참신했던 목회자가 빚을 갚기 위해 외설적인 비디오를 제작하여 판매하려다가 적발된 일이 있었다. 이런 일들은 목회자 윤리 타락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먼저 목회자 윤리의 심각성은 바로 성적 타락에서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오늘날의 시대를 감각의 시대라고 부른다. 다른 말로 감성의 시대라고도 한다. 대표적으로 감각적 성의 드러남이 현대사회에 두드러진 특징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결혼 전 성 경험은 해마다 그 숫자가 올라가고 있다. 국내 모 대학생들의 순결의식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혼전순결을 안 지켜도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도 성욕이 강하다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이 나왔다. 이런 조사에서 보듯이 이제 젊은이들 사이에 성 윤리는 무너지고 있다. 젊은이들 가운데 인생을 쾌락적으로 즐기고 보자는 사고로 전환되고 있다.

많은 인터넷 음란사이트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무작위로 수시로 많은 사람들에게 매일 공격적으로 이메일을 전송하고 있다. 심지어 청소년들에게도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성적인 탈선의 문제는 이제 목회자들도 예외가 될 수 없게 되었다. 기독교여성상담소에 따르면 98년 7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교회 내 성폭력 건은 51건이었으며, 이중 목회자 관련 성폭력은 46건으로 나타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 99년 통계에서도 성직자 관련 성폭력 신고 건은 모두 32건이다. 하지만 감추어지고 알려지지 않는 성폭력의 특성을 고려할 때 목회자의 성 문제는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성 문제로 교회에서 사임을 강요당하거나, 교회를 떠나는 일이 이제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성적 타락은 목회자들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성 개방 시대에 목회자의 윤리의식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검증, 그리고 철저한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돈·명예·권위에 대한 집착

최근 미국의 복음주의 학자가 한국에서 열린 세계복음주의신학회에서 발표하는 내용 중에 미국의 대형교회의 목회자들 역시 고액의 사례비를 받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최근의 한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한국의 어느 초대형교회의 목회자는 연 1억 정도의 십일조를 교회에 헌금한다고 한다.

요즘 한국의 어떤 목회자들은 교회를 조용히 사임하거나 퇴임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협상하는 실정이다. 교회 재정과 관련하여 어떤 목회자들은 재물에 대한 욕심으로 교회의 공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자기가 사용하고 심지어 성도들의 헌금까지 부당한 방법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을 유혹하는 또 다른 것은 명예에 대한 시험이다. 무슨 협의회 회장이니 노회장이니 총회장이니 하는 명예의 타이틀에 목매는 목회자들이 많이 있다. 직함보다는 섬기는 리더와 봉사하는 종으로, 모든 사람들의 추천과 자신의 헌신된 마음으로 그런 일을 한다면 너무나 아름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명예가 걸린 일을 서로 하려고 세상적인 방법을 쓰고, 돈을 뿌리며, 상대 후보와 깨끗하지 못한 경쟁을 통하여 선거에 이기려는 현상은 목회자의 윤리에 심각한 병리가 있는 것이다. 최근 어떤 교단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하여 총회장을 선출하였다. 이것은 학자들이 오래 전에 주장해 왔던 것으로, 한국교회의 장래를 희망적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사건이다.

최근 한국교회는 목회자들이 지나치게 권위를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목회자들 역시 개교회에서 지나친 자신의 카리스마를 강조하지 말고 평신도에 대한 배려와 그들이 개교회에서 받은바 은사를 충분하게 사용하여 주님의 교회를 바르게 성장하는데 도와주어야 한다. 교회는 목회자의 왕적인 기능을 감당하는 기관이 아니다.

손봉호 교수는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이 대부분 목에 힘을 너무 준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그렇지 않은 분은 많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목회자의 윤리에 대하여 몇 가지의 좋은 조언을 한국교회에 남겼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의하여 공식으로 결정된 목회자 윤리강령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부름을 받아 하나님의 백성에게 그의 말씀을 가르치고 그 말씀대로 살도록 지도하는 사명을 받았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알아야 하고 그 말씀을 순종하는데 있어서 모든 성도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지키지 않는 가르침은 위선이요, 성도들의 성화와 복음전파에 큰 방해가 된다."


안명준 / 평택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 이 글은 계간지 [조직신학연구] 제2호에 실려 있는 글입니다.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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