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교회 김진홍 목사는 '다단계 사업'과 관련된 <뉴스앤조이>의 기사 내용에 2번째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김진홍 목사는 앞으로도 반론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김진홍 목사.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지난 두 주간 동안 지리산 두레마을에서 청년대학생들을 위한 노동학교에 참여하느라 두 번째 글이 늦었습니다. 지난 번 글을 귀사에서 실어 주시고 또 많은 분들이 찬반 양론으로 진지하게 논의하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두레마을과 두레마을 부설기관으로서의 두레유통에 대하여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동체로서의 두레마을은 '땅과 사람을 살리는' 운동을 펼치자는 뜻으로 1979년 경기도 화성군 남양만 지역에서 1차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큰 포부를 품고 시작되었으나 1년이 못 미쳐 1차 두레마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 후 7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86년 4월에 2차로 시작하였습니다. 두레마을이 시작되던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원칙은 다음 3가지였습니다.

첫째, 두레마을은 예수님이 이장(里長)이시다.
둘째, 두레마을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쓴다.
셋째, 두레마을에는 사랑의 법만 있다.


▲두레마을 입구에는 '사람아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때를 생각하라'고 쓰여있다.
사진제공 두레선교회.

이에 덧붙여 3가지 원리가 있습니다. 첫째는 무소유, 둘째는 무소속, 셋째는 무저항의 세 가지입니다. 이들 세 가지 원칙과 원리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지향하였던 이상은 이렇게 높고 고상하였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이상에 도달하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공동체가 바람직스럽게 운영·발전하려면 세 가지 요소가 뒤따라야 합니다.

사람과 정신과 경영(경제)입니다. 두레마을이 예수공동체로서 신앙인들이 참여하는 공동체이긴 하지만 신앙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욱이나 한국 교회에서 신앙이 좋다는 기준은 공동체를 이루어가는데 오히려 역기능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른 신앙인이면서 공동체적 정신을 지닌 사람에다가 경영 마인드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야 공동체가 유지됩니다.

그런데 두레마을 공동체의 경우에 지난 30년간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였지만 정작 경영 마인드를 지니고, 공동체를 확고한 경제적 기반 위에 세우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일꾼들은 적었습니다. 이런 고민은 비단 두레마을의 경우뿐만 아니라 모든 공동체에서 부딪히는 고민일 것입니다. 두레마을이 시작되던 80년대에 한국 농촌은 농약 과다 사용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였습니다. 농약으로 인하여 땅도 사람도 큰 피해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레마을은 처음부터 무농약, 무비료로 오로지 유기 자연농업을 고집스럽게 지켜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친환경 농업의 경우, 이상은 좋지만 실천하기에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농약과 비료로 농사짓는 농민에 비하여 5~6배 이상의 노동을 투입하여야 가능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정성을 들여 가꾸어 놓은 농산물이 시장에 나가서는 그만한 정성에 걸맞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팔린다는 점입니다.

▲두레마을 전경. 사진제공 두레선교회.

그래서 두레마을은 자체로 농산물 유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두레마을 농장 경영에 있어 생산과 가공과 유통을 일원화하여 소득을 높여 자족·자립하는 공동체를 세워 나가자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80년대의 두레마을 초기에는 나와 아내가 직접 서울을 내왕하며 유통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유통이 자리 잡혀가면서 두레마을 내에 유통팀을 두어 두레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일체의 유통을 담당케 하였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교통은 막히고 유통 담당 일꾼들의 과로가 쌓여 감당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서울을 중심으로 전문 매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두레마을이 생산하는 유기농산품의 전문 매장을 열게 되니 그 매장을 경영하는 분들이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는 이익이 확보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두레마을과 같은 정신과 같은 방법으로 생산되는 다른 생산품도 함께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근래에 들어 유기농산품을 생산하는 농가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 농가들이 겪는 고민이 있습니다.

지난날에 두레마을이 경험한 바와 같이 유통 문제입니다. 그들 농가들의 선한 뜻이 유통의 벽에 부딪혀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 농가의 생산품을 두레마을 유통에서 받아들여 대신 유통시키는 일은 대단히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다 그러하듯이 좋은 뜻이라 하여 쉽게 실현되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두레유통이 위탁받아 유통시켜야 할 농산물은 많은데 유통 능력은 그에 따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인즉 두레마을 자체나 유통 매장들이 대체로 유통 분야에서는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여 전문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적합한 유통 기관이 있으면 그 기관에 유통을 아웃소싱하는 방법이 어떨까 하는 논의가 지난해부터 일어났습니다.

▲사진제공 두레선교회.

그래서 연결된 것이 네트워크 회사로서, 내추럴입니다. 지난 봄 처음에는 내추럴에 두레 농산물을 납품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납품이 진행되면서 내추럴이 다단계 방법을 쓰고 있는 회사가 아니냐는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그래서 두레 측 실무자들이 내추럴 측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합니다. "내추럴이 다단계 방법으로 영업 활동하는 것 같은데 실상이 어떠냐? 우리 두레 측으로서는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는 다단계 방법은 곤란하다. 그런 방법이라면 우리와 함께 일하기는 어렵다"라고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때 내추럴 측에서의 답변이 '내추럴의 경영 방법은 지난날의 다단계 방식과는 전연 다르다', '네트워크 경영에는 공동체적 요소와 자본주의적 이윤만을 추구하는 요소가 공존하는 데 다단계 방식은 후자를 앞세웠기에 국민적 불신을 받게 된 것이다', '네트워크는 공동체적 요소를 부각시켜 정도경영(正道經營)을 추구하기에 두레마을 정신과 상통한다'라고 답하였습니다. 이에 두레 측에서는 관련 기관의 대표들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다음의 다섯 가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첫째, 내추럴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관계를 계속한다.

둘째, 관계를 맺는 이상 경영이 원칙에서 변질되거나 이탈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하여 출자를 하여 경영에 참여한다.

셋째, 두레 측에서 대표 한 명을 내추럴 본사에 파견, 상주케 하여 선한 의미의 감독을 한다.

넷째, 내추럴 측의 핵심 일꾼들에게 두레 정신을 교육, 훈련시켜 경영에 반영되도록 한다.

다섯째, 네트워크 마케팅, 친환경 농업, 국제 유통 등의 분야에서 외부의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도경영에서 벗어나지 않게 자문한다.


이상의 원칙을 세우고 금년 3월부터 회사명을 두레 내추럴로 고치고 공동 경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첫 자문위원으로 모신 분이 전 배재대학교 총장이셨던 박강수 박사님입니다. 박 박사님은 네트워크를 학문적으로 전공하신 분일 뿐 아니라 대학에 재임하실 때에 네트워크 학과를 세우기까지 하신 분입니다. 금년 초경 제가 박 박사님께 네트워크 경영방식에 대해 자문을 구하였을 때 다음 사항들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이 내용이 두레에서 네트워크 경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진제공 두레선교회.

1) 네트워크 마케팅은 미래 경영의 방향이다.

2) 종래의 다단계 판매와 네트워크 경영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3) 한국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외국계 네트워크 회사들은 크게 성공하여 거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암웨이 같은 회사는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미국에 큰 이익금을 송금하고 있다.

4) 그러나 국내 회사들은 네트워크 경영의 변칙 운영인 다단계 판매 방식을 무리하게 운영하여 국민적 신뢰를 잃고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5) 한국산 네트워크 회사가 일어나 국내에서 먼저 기반을 잡고 빠른 시일에 국제 경영으로 진출하여야 한다.

6) 두레마을 같은 소비자들의 신뢰감이 있는 기관이 네트워크 경영을 그 유통에 적용함은 두레운동이 표방하는 공동체 정신, 개척 정신, 창조 정신에 적합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네트워크 마케팅으로서의 두레 내추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이 염려하는 뜻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처럼 내가 경영을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레운동도 이제는 많이 자라서 각 분야별로 자율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몫은 연 2차례 정도 각 분야별 현장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6월말 두레내추럴 본사에서 강의한 것도 그런 흐름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오늘 글의 끝으로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두레마을 측으로는 여러 가지 검토와 여과 과정을 거쳐 두레 내추럴을 시작하였으나 이것을 무리하게 운영할 뜻은 없습니다. 아무리 방법이 옳더라도 본질을 훼손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뉴스앤조이>에서의 토론 과정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다단계 판매에 대한 국민적, 교회적 거부감은 대단히 강한 듯 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와 다단계 방식이 다르다고 하나 그 점이 아직은 명확하지 못한 듯 합니다.

그리고 구별이 확실하다 하여도 일선 판매원들이 네트워크 방식의 원리와 두레정신에 대한 기본 인식이 결여될 경우 다단계 방식처럼 본질에서 이탈될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저희 두레운동에서는 1개월간 기간을 정하고 이런 사항들을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관련 위원회에서 공식 보고서가 제출되면 그를 근거로 8월초에 지리산 두레마을에서 열리는 두레운동의 지도자 대회에서 논의·표결하여 그 결과에 따르려 하고 있습니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의 글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삼위일체 신앙과 베세토바(BeSeToVA)사역에 대하여 설명 드리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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