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을 들어섰습니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아이들, 놀던 아이들이 하나 같이 "사랑합니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치며 인사하였습니다. 운동장에 환한 웃음의 꽃이 피었습니다. 1, 2학년 어린이들은 달려와서 선생님 손에 자기 손을 마주치며 "사랑합니다" 인사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초등학교 아침 운동장의 모습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사랑합니다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었습니다. 전교생이 붙여 준 이름이었습니다. 학부모들도 선생님 이름은 몰라도 '사랑합니다 선생님' 하면 "아 그 선생님" 한답니다. 그들에게 준 것은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뿐이었는데도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우리가 이제까지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다면 상대의 표정, 동작을 보고도 안녕한 지 아닌 지는 알 수 있기에 '안녕하십니까?'는 불필요한 물음이고 형식적인 인사말이 됩니다. 둘째, '안녕하십니까?'는 물음형으로 상대방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인사는 만남의 시작입니다. 그럴 때 질문부터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셋째, 인사는 움직이는 상황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답을 할 여건이나 시간이 안될 경우가 많습니다. 듣지 못하는 질문을 한다는 것은 허례가 됩니다. 넷째, 상대방이 기분이 좋지 않거나 불편할 경우 "안녕하십니까?"라고 한다면 오히려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됩니다. 다섯째, 인사는 만남의 출발점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무의미한 인사말은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그 대안이 '사랑합니다'로 인사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가장 아름답고, 밝고, 존귀하고, 강한 힘을 가진 것으로 누구나 환영하는 말입니다. 상대방에 따라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 등으로 인사말을 쓰자고 제안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먼저 실천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던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 차츰 익숙해지니까 제일 먼저 달라지는 것이 표정이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로 인사할 때는 무덤덤했는데, '사랑합니다'로 인사하고부터는 표정이 밝아지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둘, 적극적이 되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로 인사할 때는 마지못해 인사하는 몸짓이 많았는데, '사랑합니다'로 인사하고부터는 손을 내밀어 서로 잡거나 멀리서도 소리쳐 인사했습니다. 셋, 사랑의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사랑'이란 소리를 했을 때는 남녀간의 애정(?)을 대부분 생각해서 얼굴이 붉어지거나 야릇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사랑'이란 말을 자주 쓰게 되니 '사랑'에 대해서 건강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고, 도우는 선한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넷, 생활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봉사 활동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서로 먼저 하려고 했으며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하는 경우가 많고 자기 관리에 신경을 썼습니다. 다섯, 가정에도 파급되어 학부모들께서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그러면 못써!"에서 "그것이 사랑일까?"로 꾸중 용어가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30여 년 교직생활 중에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는데, 퇴직하게 되어 지속적으로 추진 못하여 아쉽지만, 씨앗을 뿌렸으니 언젠가는 싹이 트고 꽃이 필 날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분께서도 동의한다면 여러분의 자리(주위 사람, 인터넷 등)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보기를 소망합니다. 이 사이트와 우리 마음 밭에 하나님의 사랑만이 풍성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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