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는 3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곽선희 목사에 관한 의혹을 제기
하며 해명과 회개를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는 3월 26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소망교회 담임 곽선희 목사(70)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개혁연대는 곽선희 목사와 관련, △불륜 의혹 △변칙적으로 처리된 위장 세습 △ 불투명한 재정관리 및 재정장부 소각 등 3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곽 목사가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해명과 회개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혁연대는 소망교회에 보낸 1차 질의서에서도 곽 목사의 불륜의혹을 매우 비중 있게 다룬바 있으며,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역시 이 문제를 맨 처음으로 올려놓고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개혁연대에 따르면 전 소망교회 장로 이진우 변호사가 과거부터 곽 목사의 불륜의혹을 꾸준하게 제기해 왔고, 최근에는 곽 목사의 측근이었던 A 집사가 몇 명의 여성과 나눈 곽선희 목사의 대화내용 등을 폭로하면서 교회 안팎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소망교회 현직 시무장로 13명은 올 1월 곽 목사에게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작성하는 등 곽 목사의 불륜의혹은 소망교회 핵심 인사들에게까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개혁연대는 곽선희 목사가 자신의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는 대신 사실무근의 자료에 근거한 음해인지, 혹은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를 즉각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취재 중인 기자들의 모습. ⓒ뉴스앤조이 이승균

개혁연대가 한국교회 주요 지도자의 한 사람인 곽 목사의 해묵은 여자문제에 대해 이렇게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한국교회 목회자의 성적 타락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대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교회를 충격으로 몰아 넣은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불륜과 관련된 법정 위증 사건은 감리교단은 물론 교회 내에서 조차 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 여타 교회에서도 심심찮게 담임목회자의 사생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제도권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짚고 넘어간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개혁연대는 한국교회 대표적 목회자인 곽선희 목사에 쏠린 의혹 마저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와 비슷한 목회자의 성적타락 문제의 규명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개혁연대는 분당 예수소망교회와 건축과 관련, 200억원이 넘는 공사비 중 소망교회가 이미 135억원을 지출한 상태에서 곽 목사의 장남인 곽요셉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는 것은 변칙적인 세습이 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곽선희 목사 기념교회'를 경기도 분당에 '예수소망교회'라는 이름으로 건축하기로 결정한 소망교회는 건축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증가된 비용을 감당키 위해 2001년 6월 이를 '지교회'로 지정하고, 소망교회 예산에서 건축비를 지출했다.

그 이후 2002년 말까지 135억원(금융기관 기채 23억원, 설계감리비 10억원, 건축공사비 102억원)이 예수소망교회 건축을 위해 지출되었으며, 2002년 12월 17일 연말 당회에서 곽요셉 목사를 예수소망교회 담임목사로 선정했다.  

이와 관련, 소망교회 측은 곽요셉 목사의 예수소망교회 담임목사 선정 및 건축 관련 재정지출 과정에서 약간의 절차상 하자는 인정하지만, 당회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세습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연대는 그 동안 다른 부교역자들에 대한 소망교회의 개척자금 지원 수준(3억원)과 비교할 때 형평성이 현저히 떨어질 뿐 아니라 부당한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절차를 오용한 대표적 사례라고 말한다. 즉 아들을 교회 담임목사로 부임시키기 위해 파격적인 특혜를 베풀었으며 교묘하게 위장된 세습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한편 소망교회는 현재까지 막대한 규모의 재정을 집행하면서 수입을 정확히 예상할 수 없다는 이유로 최대 40%에 해당하는 예산을 예비비로 책정, 소수의 사람들이 불투명하게 재정을 운영할 수 있는 소지를 남겨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겉 표지만 남은 소망교회 재정장부. ⓒ뉴스앤조이

개혁연대는 분당 예수소망교회 건축을 위한 수 십억 원이 사전에 지출된 것은 바로 이런 허술한 재정운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개혁연대는 일부 당회원이 내용증명을 통해 소망교회 재정관계 문서제출을 요구하는 와중에서 수년간의 회계장부 일부가 소각되는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도 벌어졌다고 폭로했다.

소망교회 재정장부 소각 사건은 지난 3월 20일 개혁연대와 소망교회 당회 서기 안용민 장로와 최대석 부목사와의 대화에서도 이미 드러난 사실. 당시 소망교회측은 재정장부를 소각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변호사 자문결과 3년이 지난 문서는 소각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한바 있다. 소망교회는 지난 2월 13명의 관리직원을 동원 재정장부 일부를 소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장부 속은 다 뜯겨 나갔다. 속지는 소각된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

그러나 개혁연대에 따르면 3년이 채 안된 2000년도 재정장부도 소각한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이 문제는 심각한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소망교회 일부 장로들은 재정장부 소각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문서 소각에 참여한 관리직원 13명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재정장부 소각시점이 당회원인 L장로가 내용증명 서신을 띄워 2002년 및 2003년 예결산서 사본 제출과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한 지 4일 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공교롭게도 재정장부가 소각되기 바로 전날 곽 목사는 서명파 장로에게 예수소망교회 지교회 포기 등 모두 4가지 항에 대해 동의하는 각서를 작성해 줬다.  

결과적으로 올 2월 3일부터 7일까지 재정장부 열람 요청과 재정장부 소각, 곽선희 목사의 친필 각서 작성 등 모두 3가지 중대한 사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이 시기는 곽선희 목사를 향한 교회 내부 중직자들의 압박이 강도 높게 진행되는 시기였으며, 이런 압박 속에서 장부 소각 및 곽 목사의 각서 작성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곽 목사의 각서 내용은 △소망교회는 예수소망교회 건축비 중 당회에서 결의한 80억 원(기지출 금액포함)만을 지원하고 곽선희 목사는 본 교회에 추가부담을 요청하지 않는다 △건립 중인 예수소망교회는 소망교회의 지교회가 아니라 곽선희목사가 개척하는 “곽선희기념교회”로 성격과 명칭을 변경하고 소망교회와는 공식적 관계를 갖지 않는다 △가까운 시일 내에 당회를 개최하여 위 사실을 확인하고 그간 의결한 지교회 관련 의결사항을 모두 철회한다 △기 지출된 금액(135억원)중 동의한 금액 (80억원)을 초과한 금액(55억원)은 예수소망교회가 준공된 후 1년 이내에 본 교회에 상환한다 등이다.

곽 목사는 실제로 각서를 작성한지 19일이 지난 2월 26일 당회에서 각서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4번째 내용을 놓고 서로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또 다른 쟁점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 3월 20일 개혁연대와 대화모임에서 소망교회 당회서기 안용민 장로는 각서의 내용대로 예수소망교회가 건립 후 1년 내에 80억원 초과분을 소망교회에 상환토록 당회에서 통과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 반편 최대석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반대 주장을 펼치면서 이 부분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최 목사는 대화모임 후 개혁연대 집행위원 이진오 씨(새벽이슬 대표)에게 전화로 "당회록에 분당 예수소망교회에 지원된135억원은 이미 당회가 문제 삼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당시 당회에 참석했던 서명파 장로들은 "2월 26일 당회에서 분명히 55억원 상환 부분이 그대로 통과됐다"고 말하고 "만약 당회록이 최 목사 말대로 기록되었다면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며 강한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당시 당회록을 직접 기록한 서기 안용민 장로의 섞연찮은 태도. 안 장로는 개혁연대와의 대화모임에서는 서명파 장로들의 견해와 같은 얘기를 했으나 최 목사의 주장이 나온 이후 당회록 확인을 요청하자 "그 얘기는 이제 그만 하자"는 말로 얼버무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망교회는 당회록을 확인해 줄 의지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며, 혹 당회록을 확인한다 해도 서명파 장로들이 변조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예수소망교회 55억원 상환 건은 미궁 속으로 묻힐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의혹들은 모두 곽선희 목사의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특유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개혁연대는 3월 30일 오후 3시 소망교회 앞에서 제2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서, 곽 목사와 개혁연대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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