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2월 18일 로또복권 발행을 즉시 중지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기총은 이 성명에서 우리 사회가 복권으로 인해 일확천금이나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행심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삶의 가치를 파괴하는 '로또복권'의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미 조성된 기금은 투명하게 공개한 후 불우이웃과 북한동포 돕기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로또복권 발행사인 국민은행의 사업포기와 대국민 사과도 요구했다.

                  
                       < 성명서 >

한국 사회가 '복권'으로 인해 일확천금이나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행심의 경연장이 되고 있고, 이에 편승하여 미신과 점술 등이 성시를 이루고 있음을 크게 우려한다. 또 전국민을 상대로 복권사업을 벌이고 있는 주체가 정부 부처라는 점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복권사업 외에도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수증대와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경마장' '경정장' '경륜장' '경견장' 등의 건립과 유치를 추진하는 등 사행사업과 투기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 발행되고 있는 '로또복권'은 한 주에 자그만치 2천여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전국민이 '도박복권'에 심취해 있으며, 미신과 점술업계도 '알아 맞추기'에 가세하여 한탕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복권 당첨이라는 환각에 빠져 근로 의욕을 상실하고 재산을 탕진하는 등 건전한 삶의 질서가 파괴되어 패가망신하고 자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혹자는 복권의 수익금이 공익사업에 쓰여지는 만큼 '되면 좋고 안돼도 기부한 셈'으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성경은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엡 4:28)고 했고,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 3:10) 했다. 또 예수님께서도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 하셨다.

땀흘려 일하는 근로의 가치가 절하되는 사행산업의 만연을 염려하면서 총체적 도덕 불감증에 빠진 정부를 비롯한 국민은행과 언론매체, 그리고 허황된 꿈에 현혹되고 있는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행심을 조장하고 건전한 삶의 가치를 파괴하는 '로또복권'을 즉각 중지하고, 이미 조성된 기금도 투명하게 공개하여 불우이웃돕기와 북한동포돕기 등에 사용하라.

1. '서민의 은행'을 표방하고 발전해 온 국민은행은 서민들을 기대와 신망을 저버린 '로또복권'에 참여한 것을 사과하고 이 사업을 즉각 포기하라. 또 언론매체들도 공익성을 망각하고 사행산업을 부각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특히 일간신문들은 미신과 점술 광고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한다.

1.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땀흘린 만큼 열매를 거둔다는 기독교 경제관을 성도들에게 재인식시키고, 성도들은 이런 성경적 신앙을 바탕으로 땀흘려 일하고 규모 있게 소비하는 모범을 보여 건전한 사회 건설의 초석이 되어 줄 것을 당부한다.

1. 국민들은 더 이상 복권의 허상에 속지 말고 각자의 삶의 현장에 충실해주기 바라며, 적법한 절차도 없이 시행하여 부작용을 낳고 있는 '로또복권'을 시행한 정부 당국과 관련업체에 강력히 항의하고 시민단체들이 벌이고 있는 불매운동에도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

2003년   2월  18일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 길자연
공동회장 : 최병두 예종탁 박태희 정인도 박종수 양용주 노태철 엄기호 엄신형 신신묵 장효희 김규섭 윤낙중 유상열 강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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