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와 < YTIMES > 등은  표 이사장의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당했다. 외쪽부터 김윤식 신임회장, 양총재 이사, 표용은 이사장.

표용은 이사장 인터뷰는 아무나 할 수 없다. 표 이사장 맘에 들지 않으면, 정확히 말해 표 이사장을 보좌하는 사람들의 눈에 흡족하지 않으면 근처에도 갈 수 없다. 보좌진들에 의해 신문사를 사전 검열하기 때문이다. 보좌진들이 보기에 우호적이지 않은 신문사는 여지없이 거절당한다.

표용은 서울Y 이사장은 10월 28일 Y 제99주년 행사에 참여했다가 개혁을 바라는 직원들에게 쫓겨 회장실로 피신했다. 표 이사장이 회장실에 갇히자 취재기자들은 이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표 이사장은 보좌진을 통해 취재기자 중 대표로 2명만 들어오게 했다. 소란스럽다는 것이 그 이유. 30명에 이르는 기자들은 인터뷰 요청을 하고 40여 분을 기다려 얻은 대답이 "2명만 들어오라"는 것을 확인하자 허탈해 했다. "이회창 캠프에서도 기자들을 이렇게 대하지 않는다" "표 이사장이 무슨 서태지라도 되느냐"는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표용은 이사장.
기자들이 "도저히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면 인원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며 거세게 항의하자, 표 이사장을 보좌한 사람들은 모두 들어오는 대신 질문은 한 사람이 대표로 해야 된다는 표 이사장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말꼬리를 잡는다거나 추가질문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기자들이 이를 받아들여 질문을 정리하고 들어가려 하자, 이제는 양복을 입은 건장한 사람들이 막아섰다. 표 이사장이 5명만 들어보내라고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표 이사장이 언론을 대하는 상식 밖의 태도에 대해 다소 어이없다는 입장이었지만, 표 이사장의 입장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하고 대표 5인을 선정했다. 그러나 표 이사장은 또 다른 조건을 전달했다. 기자 명단을 요구한 다음 들어와도 좋은 신문사와 들어와선 안 되는 신문사를 구분한 것이다.

<뉴스앤조이>와 <시민의신문>, < YTIMES > 등 3개 신문사는 표 이사장, 좀더 정확히 말해 표 이사장의 보좌진의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 당했다.

< YTIMES >가 거절당한 이유는 "자기들끼리 말도 안 되는 기사나 쓰는 신문"이기 때문이고, <뉴스앤조이>와 <시민의신문>은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신문"이기 때문이었다.

특정 신문사에 대해 감정적으로 인터뷰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이 항의하자, 이번에는 <뉴스앤조이>와 <시민의신문>은 비슷하기 때문에 한 곳만 들어와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 회장실 안에서는 <시민의신문>을 고소 할 예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시민의시문> 기자가 들어가고 본지 기자는 인터뷰를 끝내 거부당했다.

기자단과 표 이사장간에 중재에 나섰던 기자에 따르면 표 이사장은 신문사들을 구분하지 못하지만 류시범 총무부장을 비롯한 보좌진들이 인터뷰 할 신문사를 선별했다는 것이다. 최근에 인터넷은 보지도 않는다고 발언한 표 이사장을 위해 주위에서 거들어 준 것이다.

줄기차게 언론을 무시해 온 표 이사장과 보스에 대한 과잉 충성을 보인 비서진들이 빚어낸 해프닝 덕분에, 본지 기자는 녹음기만 인터뷰하러 회장실에 들어가는 기자에게 건네줘야 했다.

[다음은 녹음한 내용을 요약한 내용이다.]

▲표 이사장은 직원들을 녹을 받아먹는 사람이고, 이사들은 자기 돈과 시간을 내서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구분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이흥종 이사.

<시민의신문>이 표 이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김수규 전 회장 사퇴를 배후에서 조종했다고 보도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비자금 문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처음 들었다. 감사 2명과 이사 1명에게 세밀하게 조사해서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조치했다. 김수규 회장을 이사장이 그만두게 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 사람이 잘못을 했기 때문에 사표를 써서 수리한 것이다. 이사장이 이사회에 안을 내놓고 결의하면 얼마든지 내보낼 수 있다. <시민의신문>이 너무 무리하게 이사회를 깎아 내리려 한 것 같다."

<시민의신문>에 대해 법정 대응을 할 것인가?

▲표용은 이사장.
"좀 지나봐야 알겠다."

지난주 월요일에 열린 이사회 장소를 바꾸고 정족수도 모자랐다는 의혹이 있는데...

"여기서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하게 하니까 장소를 옮겨서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이사회에는 이사 13명이 참석했고 위임이사가 2명이었다. 감사 1명은 밥 먹을 때 왔다. 정족수에는 문제가 없다."

이사회 회의록은 공개할 의사가 있는가?

"회의록은 함부로 기자들에게 공개하지 못한다. 나중에 '서울YMCA 개혁과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비대위)'에서 법적으로 대응해 오면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이다."

직원들의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직원들이 저렇게 물리적으로 요구한다고 해서 불명예스럽게 퇴진이 되겠나. 직원들은 월급 받아먹는 사람이고 우리(이사)는 봉사하는 사람이다. 직원들이 퇴진하라고 해서 이사장이 퇴진할 수는 없다.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해마다 뽑는데, 이사회가 안 뽑아 주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 아닌가."

비대위와 대화할 계획은 없는가?

"적당한 시기에 회장이나 국장을 통해서 '이사장님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하면 그때 만나겠다. 내가 그래도 개신교에서 일을 많이 하다가 요새 CBS 노조와 관계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데, 겁날 것 없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하는데 만날 수 있겠나."

기념식장에서 전대련 전 회장을 꾸짖은 이유는?

"YMCA에서 회장을 14∼15년 동안 한 사람이 여기저기(비대위) 고문 일을 한다고 하니까 나무란 것이다. 그 사람을 회장 시키고 도와준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나무란 것뿐이다."

"Y가 99년이나 된 기관인데, 실무자들이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이 섭섭하다. 내가 53년부터 회원으로 활동한 사람이다. 이게 얼마나 불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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