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가 항소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뒤 정 목사 지지 측과 반대 측 교인들이 서로 '교회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29일 양쪽 교인들이 교회당에서 대치하고 있는 장면. ⓒ뉴스앤조이 성낙희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가 지난 5월 30일 교회 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후 정 목사 지지 측과 반대 측 교인들은 서로 자신들이 교회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정 목사는 교회 재정 30억여 원 횡령으로 이미 징역 4년 선고를 받고 항소했지만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징역 2년 6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 목사 지지 측인 제자교회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5월 30일 교회당에서 성명을 발표한 뒤 다음날에는 <국민일보>에 비대위 공동위원장 명의로 성명서 광고를 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정 목사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교회 내적인 일로 사회적으로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국민과 한국교회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는 제자교회 담임목사 직무대행 김인환 목사와 함께 교회와 예배를 지켜 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구속된 정 목사가 지난 3월 위임한 바 있다. 당시 비대위는 보도 자료를 내어 "정 목사는 비대위의 의견을 수렴하여 김인환 전 총장에게 본인의 석방 또는 재판 종료 시까지 담임목사 직무를 위임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제자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임원회는 교단 헌법에 담임목사 직무대행 제도가 없다는 이유로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비대위는 목동제자들을 겨냥해 "교회를 흔들고 공격하는 어떠한 세력으로부터도 교회를 지킬 것이다. 예배 방해 행위를 하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비대위 조직을 더욱 체계화하고 강화하여 모든 외부 공격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목동제자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목동제자들 관계자는 "법원이 2심에서도 정 목사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판사가 정 목사의 죄질이 무겁다고 했다"며, "이렇게 법원 판결이 나왔는데도 비대위가 여전히 정 목사를 지지하는 건 상식 벗어난 행동이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가 여전히 교회를 장악하려하지만 얼마 안 가서 소멸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직무대행에 대해서도 "이제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단정하며, "목동제자들이 제자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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