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논쟁> / 앤터니 플루·게리 하버마스 지음 / IVP 펴냄 / 256쪽 / 1만 2000원
부활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 중 하나다. 사도바울은 "만일 예수가 살아나지 않았다면,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공허하며, 믿음은 모두 헛되다"고 했다. 부활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면, 기독교는 그저 허구에 불과하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부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어쩌면 믿음의 근간을 생각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근간이 흔들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 질문에서 고개를 돌리는지도 모른다.

IVP에서 예수의 부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출판했다. <부활 논쟁>. 무신론 철학자로 유명한 앤터니 플루가 유신론 철학자와 벌인 토론과 유신론을 받아들인 과정을 담았다. 플루가 철학적 신념을 바꾼 발판을 마련한 곳은 2003년 열린 베리타스 포럼이었다. 유신론 철학자 게리 하버마스와 토론을 벌였다. 1년 후, 그는 유신론을 받아들인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당시 베리타스 포럼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죽음·장사·부활에 대해 철학적·역사적 증거를 철저하게 검증하며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열렸다. 여러 번 공개 토론이 진행됐고, 플루와 하버마스는 '철학의 진보 가능성'과 '증거가 이끄는 곳으로 따라간다는 원리'에 따라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역사적 사실과 철학적 논증 등 유신론적 증거들이 플루를 움직였고, 플루는 이런 증거들이 이끄는 곳으로 가 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결국 그는 하나님이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부활에 관해 이야기할 때 성경이 신뢰할 만하다거나 성령의 감화를 받은 기록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최소한의 공통분모에서 시작해 논증을 쌓아 올립니다. 신약성경 외에도 예수에 관한 비기독교 자료가 열댓 개가 넘습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예수는 고대 역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하버마스는 토론에서 성경적 접근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플루와 토론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들은 예수가 죽지 않고 기절했었다는 주장, 부활이 아닌 소생, 집단 환상이었다는 등의 가설에 대해 역사적 정황과 사실, 철학적 논증으로 토론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베리타스 포럼에서 플루와 하버마스가 벌인 토론이다. 2부는 플루가 유신론을 받아들인 여정과 이후 발간한 <존재하는 신>에 대한 논평을 담았다. 3부는 데이비드 바게트가 두 사람의 대화와 플루의 지적 순례 여정을 비평적으로 검토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십자가·죽음·부활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하버마스가 성경 외의 자료들을 사용해 논증하기 때문에 성경을 통한 특별 계시가 아닌 일반 계시가 설득하는 힘도 발견할 수 있다. 예수 부활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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