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총회선거를 위한 기독교단체협의회'는 총회 당일 오전 10시부터 영락교회
양쪽 문 앞에 서서 '깨끗한 선거문화 교회가 보여주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호소문을 총대들에게 나눠주었다. ⓒ뉴스앤조이 양정지건

○…오후 2시에 개회하는 예장통합 제87회 총회를 한 시간 앞둔 지금, 총회장소인 영락교회 안팎 곳곳에 모여든 총대들에게 화제는 단연 부총회장 후보 중 한 사람인 원광기 목사가 돈을 뿌렸다는 최덕기 목사의 양심선언 내용이 사실인가 하는 것이다. 총대들은 "돈 뿌린 사람이 어디 그 사람 하나냐" "어떤 후보는 돈 안 쓸 생각하고 총대들 만나러 다녔다가 욕만 실컷 얻어먹었다고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추첨제(제비뽑기)로 가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최 목사의 양심선언이 선거에 미칠 파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깨끗한 총회선거를 위한 기독교단체협의회'는 총회 당일 오전 10시부터 영락교회 양쪽 문 앞에 서서 '한국교회 도덕성 총회에서 판가름난다' '당신의 양심은 한국교회를 대표합니다' '깨끗한 선거문화 교회가 보여주자' '주지도 요구하지도 받지도 말자'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호소문을 총대들에게 나눠주었다. 이 협의회에는 15개 단체가 참여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주로 기윤실 실무자들만 참여했다. 호소문을 받아든 한 장로는 "지금 여기서 이런 거 해서 뭘 해. 이미 돈 쓸 거 다 썼는데. 20억 뿌리는데 그걸 어떻게 하겠어" "하지만 우리 교회 목사님은 이런 짓 안 했어" 하면서 소리를 높였다. 어느 교회 누구냐고 묻자, 나중에 선거 결과를 보고 얘기하겠다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한 선관위원이 논의내용을 돋보기로 훑고 있다.
ⓒ뉴스앤조이 양정지건
○…낮 12시에 모인 선거관리위원회는 <목회자신문>과 <뉴스앤조이>에 보도된 세 가지 내용, 최덕기 목사의 양심선언·세종호텔에서 열린 장로모임·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또 다른 장로모임에 대해 논의했다. 위원회는 일단 세 가지 내용에 대해 정황설명 등 보고를 받았다.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금품살포 의혹과 관련해, 사건 당사자인 원광기 목사·박금호 목사·최덕기 목사에게 사실확인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판에 이런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특정후보를 무너뜨리려는 마타도어가 아닌가" "이렇게 실명까지 거론했다면 당당히 선관위에 고발을 할 것이지 인터넷에 올리냐" "그 돈을 증거로 가지고 있지 왜 수재민 돕는다고 자기 이름 내면서 그 돈을 쓰느냐" 하면서 오히려 양심선언한 사람을 몰아부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 사건 당사자 박금호 목사와 최덕기 목사는 각각 광주와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다. 박 목사는 기자에게 일단 총회장소에서 만나 얘기를 하자고 했다. 최덕기 목사는 오후 4시경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데, 박 목사와 통화한 내역과 돈이 담겨 있던 봉투를 가지고 있으므로 박 목사가 부인을 못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기자회견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임원선거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그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임원선거가 끝날 수 있고, 총대들이 문제를 들고 나와 논란이 빚어지고 최 목사가 구체적인 증언을 할 경우 올해 총회에서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김종희 / 양정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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