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는 한국 사회 내에서 교회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너무 많이 퍼져 있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교회와 신도들의 모습은 위선적인 것들뿐이다. 뉴스와 인터넷에서는 교회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서 좋지 않은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이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막연하게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와서 처음 교회를 나오게 된 사람들을 종종 우리 교회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분들은 한결같이 교회가 그렇게 나쁜 곳이 아니며 사랑이 있는 곳이라고 고백하곤 한다.

목회하는 나로서는 우리 교회에 대한 좋은 소문이 나기를 바란다. 만일 우리 교회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들이 많이 들린다면,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회에 대한 평가는 그 교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교회의 건물이 얼마나 화려하고 멋있는가보다는 그 교회의 구성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세상 사람들은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세상 사람들은 성경을 배우진 않았지만, 교회가 건물이 아니라 신도들의 모임이라는 사실을 교인들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셈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교회에 대한 좋은 소문이 들리게 될지는 자명하다. 좋은 교인들로 구성되면 되는 것이다. 좋은 교인들이 있다면, 좋은 교회라고 평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회가 좋은 교인들로만 구성될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 해 주신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마 13:24~30), 교회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선한 동기에서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교회 안에는 거짓 성도들이 찾아올 수 있고, 잘못된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심지어 목사가 된 사람 중에도 잘못된 동기와 거짓 믿음을 가지고 목사가 된 사람도 있는 것을 우리는 많이 목격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좋은 교회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

오직 좋아 보이는 사람들만을 교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강남에 있는 몇몇 교회들처럼 어느 정도 재력도 있고, 학력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교양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를 만들면 좋은 교회일까? 깡패나 창기나 거지들을 교회에 발도 붙이지 못하게 쫓아내 버리고, 오직 수준이 있고 교양이 있는 사람들로만 교회를 만들면, 그 교회는 좋은 교회일까? 아쉽게도 오늘날에 수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오늘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는 교양이 철철 넘치는 사람들과 재력과 권력을 가진 자들로 가득 채워진 교회들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세리와 창기를 받아들이셨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했다.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고 비난을 받았다(눅 7:34). 예수님은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우려를 하고 계시지 않은 것 같다. 예수님은 비교적 수준급의 교양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를 세워서 당시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공동체를 만들려고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당시 사람들이 볼 때에 무시당하고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포함된 공동체를 만드셨다.

문제는 변화이다. 만일 교회를 구성하는 교인들이 전혀 변화가 없이 계속해서 처음의 상태를 가지고 있거나 더욱 타락해 간다면, 그 교회는 좋지 못한 교회이다. 처음부터 교양 있고 처음부터 세련된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가 그냥 그 모습 그대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그 교회는 좋은 교회일 수 없다. 더욱이 그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 깡패나 창기나 거지나 범죄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타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그 교회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 교회는 좋은 교회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깡패를 받아들이고, 나쁜 사람들을 받아들였지만, 그들이 점점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되어 간다면, 그 교회는 좋은 교회일 것이다. 어쩌면 세상 사람들은 후자의 교회를 보면서 교회 안에 깡패가 있다느니, 교회 안에 범죄자가 있다느니 비난할지도 모르고, 그것 때문에 그 교회에 대한 소문은 좋지 않게 퍼질 수도 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전자의 교회를 보면서, 그 교회는 수준이 있는 교회라고 말하고 그 교회에 들어가기를 희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는 변화가 있는 교회일 것이다. 나는 우리 교회가 그 어떠한 모습의 사람도 올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온 사람들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우리 교회가 욕을 먹는다면, 그 욕은 먹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그런 비난은 감수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죄를 짓고서도 뻔뻔한 모습을 가지고 다녀도 좋다는 말이 아니다. 회개하고 상한 심령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신을 내어 놓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구원의 복음의 역사를 몸으로 보여 주는 자들로 변화되는 모습이 교회 안에서 있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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