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재정 횡령으로 구속 수감 중인 정삼지 목사(제자교회)가 실형을 선고받으면 제자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정 목사는 4월 23일 서울고등법원 312호 법정에서 열린 3차 항소심에서 이같이 밝히고 재판부에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공판에는 제자교회 교인 150여 명이 참관해 재판을 지켜봤다.
정 목사는 최후진술에서 "돈과 세상 물정을 좀 더 알았더라면 목숨처럼 사랑하는 교회와 교인들에게 이런 큰 상처와 아픔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목사는 "이제 욕심 없다. 하나님이 다시 기회를 준다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남은 삶은 정직하고 신실하게 살겠다"며 "실형 선고받으면 제자교회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정 목사의 진술에 몇몇 교인들은 흐느껴 울기도 했다.
이날 항소심은 정 목사와 서윤원·홍경표 집사 등 피고인을 심문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들과 질의응답으로 이들이 교회 재정을 횡령한 혐의를 부인했다. 정 목사가 경험 없이 돈 관리를 하다 보니 오해가 생겼을 뿐 개인적으로 착복·은닉하려는 뜻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변호인단은 형사 사건이지만 교회 문제의 특수성을 고려해 판결해 달라고 재판부에 부탁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한국교회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판결해야 한다고 했다.
변호인단의 발언에 재판을 참관한 제자교회 교인들은 몇 차례 "아멘"이라고 화답했다. 재판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목사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등 정 목사를 지지하는 응원이 쏟아졌다. 정 목사도 교인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정삼지 목사에 대한 선고 공판은 5월 1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