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2011년 한국교회의 이슈들을 정리했다. 빅뉴스 Ⅰ에서는 한국 교계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을 다뤘다. 빅뉴스 Ⅱ에서는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일으킨 문제를 돌아봤다. - 편집자 주
▲ 11월 22일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현재 한미FTA는 대통령 서면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FTA 폐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26일 한미FTA 비준 통과 저지를 위해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점거한 목회자들. ⓒ뉴스앤조이 최유진

선거 앞두고 활동 재개한 정치 목사

 

극우 편향적인 발언과 행보로 물의를 빚은 목사들이 2011년 활동을 재개했다. '빤스 발언'으로 비난 받았던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는 지난 2007년에 이어 또다시 반공을 표방하는 기독교 정당인 기독자유민주당을 창당했다. 전 목사는 "종북·좌파 세력 때문에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며, 교회가 정치권에 진출해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도 목사(금란교회)는 무상 급식 주민 투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맞아 정치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김 목사는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등 복지국가 논쟁이 한창일 때 "종북·반미·좌파들이 표를 얻기 위해 무상 급식, 무상 의료 같은 복지 정책을 내세워 나라가 경제 몰락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는 진보 진영의 단일화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를 공격했다. 김 목사는 10월 3일 주일 예배에서 "심장부와 같은 서울에 사탄·마귀에 속한 사람이 시장이 되면 어떻게 하나?"며 반감을 드러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이들의 정치적인 행보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독자유민주당과 기독사랑실천당은 세를 불리기 위해 지난 12월 6일 합당했다. 또 한국기독당과 합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도 목사는 12월 24일 자 <조선일보>에 전면 광고를 게재해 "종북·반미·좌파와의 싸움은 사탄과 싸우는 영적 전쟁"이라며 또다시 보수 세력을 선동했다.

일부 교계 인사의 행보에 대해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는 "그들의 입장이 한국교회 전체의 의견으로 여겨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구 목사는 "문제가 되는 목회자들은 사회의 공익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 일부의 기득권을 대변하고 있다. 준비가 안 된 인사들이 종교적인 색채를 이용해 권력을 얻으려고 하는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신학교 문제, 학교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 심각

올해 신학대학교 문제는 대부분 총장·이사장 등과 같은 학교 지도층이 일으켰다. 이들은 뇌물 수수, 업무상 배임 등과 같은 불법을 저질렀다.

총신대학교(총장 정일웅)에서는 직원 인사 관련 뇌물 수수 사건이 벌어졌다. 학교 일반직 직원인 ㄱ 씨가 2010년 10월 승진을 위해 김영우 재단이사장, 정일웅 총장, 김길성 신대원 부총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일웅 총장과 김길성 부총장은 돈이나 그림을 받은 것은 시인했으나, "인사와 무관한 것이며, 곧 돌려주었다"고 해명했다. 김영우 재단이사장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 총신대학교의 신학대학원 원우회, 대학교수협의회, 신학대학원교수협회, 전국대학노동조합 총신대지부 등 학내 4개 단체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성결대학교(총장 정상운)에서는 총장을 뇌물 수수 혐의로 해임시켰던 이사회가 그 입장을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상운 총장은 지난 2011년 10월 22일 한 식당 업체로부터 교내 입점을 조건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협의로 경찰에 기소됐다. 이사회는 10월 6일 정상운 총장을 해임시켰다.

하지만 현재 정 총장은 이에 불응하고 총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10월 24일 이사회에서는 정상운 총장의 직위 해제가 무효라고 결정했다. 현재 성결대학교 교수·직원·학생들은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정 총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총장 박영선) 총학생회는 재단이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 10월 25일 경찰에 고발했다. 웨신대 총학생회는 한 이사장이 3년 전 학교법인 재산으로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다세대주택 '한스빌'을 매입했는데, 부동산 시세보다 14억 300만 원가량 비싸게 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동숙 이사장은 "학교법인 재산을 도둑질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고 했다. 한 이사장은 학교 재산을 늘리기 위해서 한스빌을 매입했다고 했다. 한스빌 주변이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어 그 가치가 상승이 될 것 같아서 샀다는 것이다. 현재 웨신대 교수와 학생들은 한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FTA 날치기 통과, 폐기에 나선 기독인들

지난 10월 14일 한미FTA 비준안이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후, 우리나라에서도 한미FTA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미FTA는 시작부터 논란이 많았다. 국민 대다수를 포함해 처리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조차 1,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FTA 비준안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우리나라에 불리한 독소 조항이 많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에 교계에서도 한미FTA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한미 FTA가 가난한 자를 더 가난하게, 약자를 더 약하게 만드는 불평등 조약이라며 반대했다. 공대위는 FTA 비준을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 국회 1인 시위, 기도회 등을 통해 한미FTA의 부당성을 알렸다.

또한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하겠다고 예고한 10월 26일이 되기 이틀 전인 24일에는 목회자들이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점거했다. 목회자들은 김진표 원내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등을 만나 "야당의 맏형인 민주당이 한미FTA 비준안 통과를 막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도 민주당에겐 희망이 없을 것이다. 이 땅의 서민들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FTA 비준 통과를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11월 22일, 한나라당은 날치기로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했다. 이에 분노한 5,000여 명의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와 명동 등에 모여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이명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시위에는 많은 기독교인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한겨울 경찰이 쏘는 물대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FTA 반대 시위를 이어 갔다. 시위 도중 일부는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한미FTA는 현재 대통령 서명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FTA 폐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12월 26일 '한미FTA폐기를위한기독교연대' 출범식을 열고, 한미FTA 폐기를 위한 기도회 및 세미나 등을 통해 대중에게 FTA의 부당성을 알리는 일에 힘쓰기로 했다. 또한 내년 총선과 대선에 FTA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에 앞장서 FTA가 폐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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