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2011년 한국교회의 이슈들을 정리했다. 빅뉴스 Ⅰ에서는 한국 교계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을 다뤘다. 빅뉴스 Ⅱ에서는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일으킨 문제를 돌아봤다. - 편집자 주-

▲ 금권 선거, 이단 옹호, 언론 탄압 등 한기총은 올 한 해 수치스런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12월 27일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실행위원들이 앞으로 나와 항의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기총, 파국을 향해 달리다

2011년 가장 유명세를 탄 기독교 단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길자연 대표회장)일 것이다. 올해 초 금권 선거 폭로로 시작된 한기총의 진흙탕 싸움은 1년 내내 계속됐다. 개신교 대표를 자임하는 단체가 추태를 보이자 회개와 개혁은 물론 해체 요구까지 쏟아졌다.

한기총 사태의 신호탄을 쏜 이는 이광선 목사다. 그는 2월 9일, 자신이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치를 때 돈을 써 당선됐다고 했다. 이 목사의 고백 이후 대표회장 선거 당시 길자연 목사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양심선언이 이어졌다. 금권 선거 의혹으로 타격을 입은 길 목사는, 3월에는 대표회장 인준 절차의 하자로 대표회장 직무 정지까지 당한다.

직무 정지 이후 한기총은 김용호 직무 대행이 운영했다. 김용호 직무 대행이 나름대로 문제 해결책을 찾는 동안, 갈등 당사자인 길자연·이광선 목사는 6월 1일 갑자기 화해를 선언한다. 두 사람의 화해로 한기총 사태는 급물살을 탔다. 한기총은 7월 7일 특별 총회를 열고, 길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재인준하고, 대표회장 교단 순번제가 포함된 정관 개정안을 통과했다.

길자연 목사 복귀 이후 한기총 사태는 악화됐다. 7월 7일 개정한 정관을 두 달 만에 폐기해 회원 교단의 반발을 샀다. 이어 이단 연루설과 재정 유용 의혹도 터졌다. 한기총은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문제를 제기한 회원 교단과 언론을 탄압했다. 자신들의 행보에 거침돌인 인사는 이단으로 몰았다. 갈등은 해결 기미 없이, 고소·고발로 이어지고 있다.

한기총 사태로 한국교회 위상이 땅에 떨어지자 한기총해체를위한기독인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해체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해체 운동의 결과로 월드비전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한기총을 탈퇴했고 기아대책본부가 행정 보류를 결정했다. 법률 고문 2명이 사직하는 일도 있었다. 비록 통과되지 못했지만, 예장통합·합신·고신 총회에 한기총 탈퇴 헌의안이 올라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기총 사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회원 교단과 언론이 10월과 12월에 열린 실행위원회의 적법성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한기총은 이를 무시하고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2월 28일에는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위한 모임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감방 간 목사들

2011년, 대형 교회 목사들이 유독 횡령, 성폭행 등의 혐의로 검찰과 법원, 감방을 들락거렸다. 서울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는 교회 재정 32억 원을 빼돌려 12월 2일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 2009년 제자교회 장로들이 정 목사를 횡령 혐의로 고발해서 시작한 법정 공방은 정 목사가 실형을 선고받으며 마무리됐다.

앞선 9월 28일에는 무고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목사도 있었다. 이번에도 돈 문제에서 시작했다. 성중경 목사(인천 만수감리교회 원로목사)는 교회 재정을 유용해 지난 2007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성 목사는 자신을 고소한 장로들을 출교, 제명했다. 또 장로들을 명예훼손 등 46가지 항목으로 고소했다. 법원은 성 목사가 장로들을 무고했다고 판단,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강영민 목사(축복의교회 부목사)는 강간 미수 혐의로 서울북부지방법원에 구속 기소,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던 김혜진(가명) 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목사는 지난 2008년에도 학력 위조와 성 추문 등의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은 조용기 원로목사가 아들 조희준 씨의 주식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교회 자금을 유용했다며 9월 19일 검찰에 고발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는 교회 재정 횡령, 배임 의혹에 대해 10월 27일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교인들의 2, 3차 고소를 검찰이 조사 중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목사들이 검찰에 불려가고, 감방에 들어갔다. 이들은 설교 단상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 세상에서 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입이 닳도록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것은 물론, 목사들이 법정에 서는 게 놀랍지 않은 일이 됐다. 한국교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하나하나가 사회 전체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2012년에는 목회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주목된다.

대형 교회들, 목사 재정 비리로 갈등

2011년 제자·분당중앙·강북제일교회가 <뉴스앤조이> 지면을 뜨겁게 달궜다. 원인은 모두 목사들의 재정 비리 의혹이었다.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와 강북제일교회 황형택 목사는 의혹에 대해 선교와 목회에 각각 32억 원과 10억 원을 사용했다고 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는 장학 기금 등 100억 원이 넘는 돈을 펀드에 투자해 문제가 됐다.

세 교회 모두 담임목사와 몇몇 당회원들이 막대한 교회 재정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재정 보고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거나 장부를 공개하지 않는 등 교인들은 교회 재정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결국 재정 사용에 대해 의혹을 품은 교인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교회 분쟁이 시작됐고, 1년간 목사 측 교인들과 목사 반대 측 교인들의 대립은 고착화됐다.

이 기간 교회법과 사회법을 넘나들며 소송이 이어졌고, 11월과 12월 검찰 결정과 법원 판결로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는 지난 12월 2일 32억 원을 횡령한 혐의가 인정돼서 구속됐다. 정 목사의 구속과 징계당한 장로들의 복권 등으로 불리했던 목사 반대 교인들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지만, 교회 진입과 예배당 사용권을 두고 여전히 물리적 마찰을 빚고 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와 강북제일교회 황형택 목사는 막대한 교회 재정을 유용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횡령 및 배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검찰의 판단을 받았다. 당회 결의가 있었다든가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재정이라는 이유였다. 최 목사 반대 교인들은 공개된 교회 재정 장부를 토대로 추가 고발하겠다고 했고, 최 목사가 설교하지 못하도록 예배당에서 시위하고 있다. 황 목사 반대 교인들은 검찰항고를 했고, 황 목사 측과 교회 입구에서 충돌하고 있다.

세 교회 분쟁은 2012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삼지 목사는 항소했고, 반대 교인들은 당회장 유고를 이유로 임시당회장 파송을 요청했다. 황형택 목사는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에서 목사 안수 무효 판결을 받으면서 목사 자격을 상실했다. 하지만 황 목사가 검찰과 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으면서 교인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분당중앙교회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계속해서 갈등하고 있다. 목사들의 욕심에 그리스도의 한몸인 교회가 계속해서 찢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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