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기독교 TV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감경
철 사장에 대한 4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오른쪽이
최기봉 노조위원장. 그 옆은 김용민 사무국장
ⓒ뉴스앤조이 이승균
기독교 TV 노동조합(위원장:최기봉)은 8월 21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감경철 사장(60)의 회사 사유화 의도와 관련된 4대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제기한 4대 의혹은 감 사장이 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주)조은닷컴 명의 부동산에 기독교TV 신사옥 기공식을 강행한 직후 나온 것으로 앞으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노조가 제기한 의혹 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감경철 사장이 50억원의 기독교TV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이다. 기독교TV가 교단연합체이지만 극심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어느덧 개인 자산가의 영향력에 따라 좌우되는 사기업처럼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감경철 사장이 기독교TV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갖고 들어온 50억원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드린 헌신'으로 비쳐지기도 했으나 사실상 이윤을 목표로 한 투자였다고 보고 있다. 또 노조측은 기독교TV 주식 50% 안팎을 소유한 최대 주주교단인 감리교측이 50억원을 출자한 감 사장에게 10년 동안 위탁경영을 맡긴 사실도 추가로 지적했다.  

감 사장은 노조 보다 2시간 빠른 21일 12시에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50억원의 주식 향방을 묻는 질문에 "투자라는 것은 이윤 추구 행위다"며 "162억원 자산이 잠식당하고 200억원의 부채를 진 상황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 투자가 아니다"고 답변, 어떤식으로든 자신이 투자한 만큼 권한을 행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사실은 감 사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기독교TV 신사옥' 기공식을 강행한 것은 그가 이사회 전체를 상대로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만한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감경철 사장. ⓒ뉴스앤조이 이승균

노조가 제기한 2번째 의혹은 감 사장이 기독교TV의 주요 수익사업을 독립법인화 시켜, 결국 기독교TV와 관련 없는 개인기업으로 만들 위험성이 있다는 것.  

노조는 <크리스챤 삼성카드>를 포함해 <인터넷 쇼핑몰> <영상사업단> <뉴질랜드연수프로그램> 등 4개 사업이 감 사장 지시로 독립법인화 과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크리스챤 삼성카드>는 약 8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월 사용액의 0.2%에 해당하는 약 1억원의 수입을 가져다주는 소위 '알짜배기' 사업이다. 노조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업을 포함해 다른 3개 사업이 지닌 자산가치는 100억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독립법인은 처음엔 기독교TV가 100% 출자 형태로 출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100% 출자가 곧 100% 지분 인정과는 다르다는게 경영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추후 증자과정을 거치면서 기독교TV 지분이 크게 약화되고, 제3자가 증자 과정에 참여해 대주주가 될 경우 이 사업은 고스란히 개인 소유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 정관과 사규에는 이런 상황을 견제할 만한 마땅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기독교TV 정관은 '목적사업' 외는 양도, 매각 포기 등이 경영자 권한으로 돼 있어 '방송'이 아닌 '카드 사업' 등은 얼마든지 사유화의 길이 열려 있다. 결국 <카드사업> 등이 독립법인화 된 이후 사유화 수순을 걸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경영자 즉 감 사장 개인 결단에 달려있는 셈이다.

노조는 최악의 경우 이사회에서 독립법인을 승인하더라도 기독교TV가 어떤 경우에도 소유권을 유지하는 방안이 따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증자시에도 기독교TV가 독립법인 지분 51%이상 차지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 만약 이런 규정 없이 독립법인이 출범해 사유화 수순을 밟게 된다면 기독교TV의 커다란 수익원이 일시에 사라져 버려  파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독교TV는 8월 26일 이사회를 소집해 독립법인화 안건을 다루려 했으나 이사회가 9월 10일로 연기됨에 따라 일단 이 문제도 자동적으로 순연된 상태다.

한편 많은 부채를 지고 있고 신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기독교TV 상황에서 카드 사업 등의 독립과 법적 소유권은 없지만 우선 기독교TV 신사옥을 마련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타당성이 있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 기독교TV는 △신한종금 △신한캐피탈 △KT(구 한국통신) 등에 상당한 부채를 지고 있으며, 이 부채로 인해 기독교TV 재산은 언제든지 차압당할 수 있다. 감 사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점을 강조한바 있다.

그러나 노조측이 제기한 3번째 의혹은 감 사장의 논리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신한캐피탈 44억원과 KT의 18억원의 부채는 현재 상환 중이기 때문에 이들 기관에서 기독교TV 재산을 차압할 가능성은 없다. 신한캐피탈 부채의 경우 24억원을 출자전환해 20억원의 잔액이 있지만 원리금 상환 형태로 갚아 나가고 있다. KT의 경우도 월 5000만원씩 상환 중이다.

마지막 신한종금의 경우, 36억원 부채 중 12억원은 임대보증금으로 해결해 24억원의 잔액이 남아 있지만 이사회에서 이 잔액을 감 사장 개인이 해결하도록 결의했다. 노조는 신한종금이 24억원을 받아내기 위해 가압류할 가능성은 있지만 감 사장 개인의 문제이지, 기독교TV 차원에서 해결할 사안은 아니라고 말한다.    

더구나 노조는 신한종금의 전체 부채 36억원을 단지 19억원에 해결할 수 있었던 기회를 감 사장이 스스로 포기했다는 새로운 의혹을 추가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이런 기회가 발생한 시점은 지난 4월 이전. 당시 기독교TV는 사옥보증금 12억원을 환수받은 상태여서 정작 7억원만 조성하면 신한종금의 악성부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셈이다.

노조는 이런 상황을 포기한 것은 감 사장이 기독교TV 신사옥이나 카드사업 독립 등의 명분으로 삼는 '신한종금으로부터 차압당할지 모른다'는 구실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감 사장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할 사안이지만 노조측은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충격적인 사실을 과감하게 폭로했다.

노조가 폭로한 4번째 사안은 기독교TV가 보유한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 주식 3만주가 감 사장 개인 회사인 (주)조은닷컴 소유로 돼 있다는 것.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노조는 "지난 4월 감 사장이 사퇴를 선언하면서 조은닷컴에서 1억 5000만원을 가져와 직원들의 급여를 해결하고 그 대가로 KDB 주식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감 사장은 기독교TV 소유의 KDB 주식을 (주)조은닷컴 명의로 전환해 담보형태로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KDB 주식 액면가는 5천원이지만 현 시세는 그 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노조가 제기한 몇가지 의혹은 일일이 감 사장이 해명해야할 사안이지만 21일 기자회견에서 "기독교TV는 모든 것이 공식적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공식자료를 보면 알 것이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또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개인적인 인터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12일 기독교TV 신사옥 기공식은 거창한 공식행사였지만 실상 무늬만 기독교TV 사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조가 제기한 의혹은 공식자료로 해명될 성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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