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터져요. 전도해도 사람들이 오지 않습니다. 당신들이나 잘하라고 합니다."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길자연 대표회장) 사태를 비롯한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오 목사의 발언은 12월 12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기총 다락방 회원 영입 규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기자회견에서 설교를 맡은 오 목사의 설교는 사자후에 가까웠다.

오 목사는 "저는 구원파 박옥수 목사와 수차례 소송 끝에 승소하여 한기총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사람입니다. 한기총 최근 모습을 보고 감사패를 반납할까 생각 중입니다"라며 설교를 시작했다. 그는 설교 중간 자신이 속한 예장합동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빌며 허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은 신학 교수들이 개최한 행사였다. 설교를 마친 오 목사는 신학 교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하나님은 연합 기관에서 크게 일하는 분도 사랑하시지만, 지역에서 소리 없이 목회하는 분들도 사랑하십니다. 교수님들의 노력을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아도, 한국교회에 필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일이 될 줄로 믿습니다. 교수님들 힘내십시오. 사랑합니다"고 인사했다.

아래는 오정호 목사 설교 전문이다.
 

하나님의 소원 VS 교권주의자의 소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메시지를 전하기 전에 먼저 부끄러운 고백을 하겠습니다. 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에 소속된 목회자입니다. 한국 교계에서 가장 규모가 커서 자칭, 타칭 장자 교단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장자 교단인 우리 예장합동 교단의 목회자님들이 결코 원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교회의 품격과 위상을 추락시키는 일에 앞장섰다는 사실입니다.

성추문, 재정 남용, 심지어는 현직 목회자가 공금 횡령에 연루되어 법정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켜서 그 교회 집사들과 동시에 형사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하여 일반 매스컴에 앞다투어 보도가 되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물론 온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뇌리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교회에 환멸을 느끼며 목회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서 가슴 아프게 교회를 떠난 젊은이들이 언제 다시 교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마지막 희망의 등대라고 여겼던 교회마저 오염되고, 세속화될 때 우리의 다음 세대는 과연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합니까?

그런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그동안 '호형호제'하며 함께 동역하며 의리와 우정을 과시했던 인사들이 한국교회 앞에 회개한다거나 용서를 구하는 일이 도무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합동 교단이 가장 자랑스러운 브랜드로 내세우는 '기도한국'의 준비위원장이 법정 구속되었다는 사실이 어디 작은 일입니까? 무엇을 위한 기도이며, 누구를 위한 기도였습니까? 그런데도 교단의 신문이나 해당 교회에서 애통하는 글이나 회개의 눈물을 모으는 기도회가 회집되었다는 기사를 접한 일이 없습니다. 구속된 목회자와 가까이서 함께 사진 찍고 파안대소하던 교계의 인사들은 어디로 다 사라졌다는 말입니까? 자신의 죄를 회개하지 않는 교회를 더 이상 교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사안을 이제 포크레인으로도 막지 못하게 일을 키워 놓은 주위의 인사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까? 심지어 구속된 목회자의 사건을 정치적으로 해결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금품이 당시의 총회장에게 전달되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선량한 교우들과 목양에 매진하는 목회자들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일입니다. 합동 교단 인사들이 일으킨 성적, 재정적 스캔들에 대하여 마음에 상처 입은 모든 분들과 목회 현장에서 신실하게 사역하시는 모든 목회자님들께 정중하게 용서를 구합니다.

합동 교단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돌리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교단의 사이즈만 자랑하고 거대 교단으로서의 명예스러운 의무와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음을 합동 교단에 소속된 목회자로서 심히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은혜로우신 주 예수님! 합동 교단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한국교회 목회자님들과 성도님들! 합동 교단의 스캔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유구무언입니다. 부디 내치지 마시고 합동 교단과 한국교회가 자정 능력을 회복하도록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시기를 강청합니다!"

우리는 본문(엡 5:22~28)에서 하나님의 소원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소원은 지상의 모든 교회가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어떻게 교회가 그 영광스러움을 보존할 수 있습니까?

첫째 원리,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을 인정하며 실천할 때 교회는 영광스러운 교회로 자리매김합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몸 된 교회의 구주이시기 때문입니다.(23절) 또한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친히 주셨기 때문입니다.(25절)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유일한 통치자, 주재자이심을 포기하는 순간 교회는 결코 교회다울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신 진리는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지상의 교회가 목숨 걸고 수호해야 할 불 가량 불가침의 원리입니다.

둘째 원리, 교회의 영광은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순결한 신부 됨에 있습니다. 신부의 생명은 주님께서 부여하신 거룩함을 보존하는 일입니다. "이는 곧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주름잡힌 것이냐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심이라"(26~27)

여러분! 신부의 영광스러움, 곧 교회의 영광스러움은 오직 한 분 신랑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과 충성 그리고 정절을 지켜 감에 있습니다. 거룩이 신부의 어떤 조건보다도 앞서는 이유는 교회가 거룩을 상실한다면 그 존재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본질을 내팽개친 교회를 더 이상 교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거룩성을 상실한 교회는 단지 권력 조직이며, 맛 잃은 소금이며 불 꺼진 등일 뿐입니다.

어떤 일이 교회의 거룩성을 해칩니까?

첫째, 교회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진리 말씀에 의하여 다스림을 받기를 거부하고 돈(맘몬)의 위력 앞에 굴복할 때입니다. 세상은 돈을 좋아하며 돈 되는 일이라면 몸도 명예도 다 던져 버립니다. 우리 시대는 돈을 사랑하는 시대입니다.(딤후 3:2)

돈이 행세하는 시대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에 입성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탐욕을 멀리하고 교훈하시고 탐욕에 눈이 먼 아간을 엄하게 다루셨습니다. 심지어 그 가족과 자녀들과 그의 모든 금, 은 등 소유물을 아골 골짜기에서 멸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내가 그들에게 명령한 나의 언약을 어겼으며 또한 그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져가고 도둑질하며 속이고 그것을 그들의 물건들 가운데에 두었느니라"(수 7:11)

교회가 돈맛을 알면 반드시 하나님을 등지고 세상과 짝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기총이 금권에 휘둘렸고, 지금도 휘둘리고 있음을 한국교회와 우리나라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각 교단의 대표들이 모였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돈이 가는 곳으로 표가 간다"는 양심 부재의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선지자 발람은 돈독이 올라 선지자의 직분을 망각했습니다. 그 결과는 죽음이었습니다. 한국교회의 머리이시며 주인이신 주 예수님께서도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둘째 거짓 진리를 용납하고 거짓 교사의 이단·사이비를 비호하고 받아들일 때 교회의 거룩성은 땅에 떨어집니다. 참 교회는 모든 시대에 걸쳐 거짓 진리를 가지고 교회를 음해하는 무리의 공격을 받습니다. 이단·사이비는 때로는 교묘하게 때로는 잔인하게 때로는 강력하게 도전합니다.(벧후 2:1~3) (행 20:29~30 / 갈 2:4)

최근 한기총이 한국교회와 우리 국민에게 보여 준 수치스런 일은 말로 옮기기에도 민망합니다. 전임 대표회장의 금권 선거 주도적 개입과 현재 대표회장 및 측근들의 금품 살포에 대하여는 이미 전국의 매스컴을 통하여 다 알려졌습니다. 특정 인사의 이름을 검색하면 수많은 관련 기사들이 인터넷 화면을 채웁니다. 그런데 최근에 보여 주는 한기총의 행보는 '영적인 근친상간'을 연상하게 합니다. 바로 예장합동에서 이단으로 결의(제81회 총회, 1995년)하고 예장 통합을 비롯한 기감, 기성, 기침, 고신 교단에서 이단사이비로 규정한 류광수 다락방을 여러 정치적인 사안으로 왜곡시켜 다락방을 영입한 교단을 받아들임으로 결과적으로 이단을 한기총이 받아들이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한기총의 현 대표회장이 속해 있는 합동 교단이 발간한 총회 정체성 확립시리즈 <한국 주요 이단 어떻게 할 것인가?>(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교육진흥원·2010년 발간)에는 신천지와 하나님의교회, 안상홍증인회(안증회), 구원파, JMS(정명석), 안식교와 함께 다락방을 다투고 있습니다. 또한 한기총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에서 발간한 "이단·사이비 연구종합자료표 II"(2007. 10. 22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이용호 목사, 상담소장 최삼경 목사)에도 다락방의 폐해를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금권 선거 스캔들로 한국교회에 먹칠한 한기총 인사들이 이제는 이단·사이비로 규정된 다락방이 속한 교단을 연합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세상 말로 "갈 때까지 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한 번 일을 저질렀는데 두 번 일은 못 저지를 것인가?" 하는 한국교회를 향한 우격다짐과 폭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러한 사태를 묘사한 예장합동 측의 기관지 <기독신문>에서는 "출발부터 이상한 다락방 공청회"로 다루었고, 패널 선정을 두고 "소가 웃을 일"로 규정하였습니다"(기독신문 2011. 12. 7) 왜 거룩한 교회의 연합체가 하는 일이 소가 웃을 일로 전락해야 합니까? 한국교회언론회(대표회장 김승동 목사)는 '한기총을 위한 고언'이라는 논평에서 "한기총은 어떠한 이유로도 이단을 묵인하거나 용납하는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였습니다.

한기총의 이단·사이비에 대한 편향적 대책에 대한 한국교회에 미치는 부정적, 파괴적 파장을 우려한 신학대학원 교수님들이 충정어린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개선이나 개혁되는 조짐들이 전혀 보이지 않기에 다시 이 자리에 모여 한기총의 개혁과 이단 사이비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염려와 다음 세대를 인도할 영적 지도자를 육성하는 신학대학원 교수님들의 목소리를 정치적 이해관계로 폄하하거나 왜곡하면 이는 곧 한기총의 자충수가 될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 목회자들 특히 지방에서 땀 흘려 목회하는 목회자들의 가슴은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목회 현실의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멍이 들어 갑니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답답한 지경인데 거기다 한기총에서 보여 주는 일련의 몰상식한 행태 때문에 빚어져 일반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돈기총', '딴기총', '길기총', '홍기총' 같은 통곡하고 싶은 일들이 일파만파로 번져 전도문이 막힌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목회자들은 목소리 높여 외치고 싶습니다.

"한기총 인사들이여, 더 이상 힘없고 연약한 목회자를 때리지 마시오!“

"한기총 교권주의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인사들이여.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위하여 존재함을 잊지 마시오!"

교권을 잡기 위하여 진리의 문제까지 돈과 권력으로 농단하려 드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한국교회의 적이며, 공공의 적이라 불러야 마땅할 것입니다.

현 대표회장님께 정중하게 요청합니다. 이단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남다른 단호함으로 일관했던 회장님의 최근 행보는 평소에 부르짖던 개혁주의, 비전의 사람과는 전혀 맞지 않음을 많은 이들이 지적합니다. 그리고 다수의 목회자들이 "아마도, 무엇에인가, 누구에게인가 발목이 잡혔을 것"이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진리만이 드러나도록 해 주십시오. 그동안 저질러 온 맘몬 스캔들 때문에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에 끼친 부정적, 파괴적 영향을 고려하셔서, 마치 삼손이 머리가 잘리고, 눈이 뽑혔지만 마지막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에게 충정 어린 마음으로 자신의 몸을 던져 민족을 위기에서 구해낸 것 같은 거룩한 결단을 내려 주시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요?

주여,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주여, 예장합동 교단을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주여, 한국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교수들의 마음을 받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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