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이 대단하다. '나는 가수다',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TOP 밴드' 등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을 가리지 않고 관련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공상했다. "취재하고 있는 목사님들이 출연하는 '나는 목사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까." 그 공상을 글로 옮겼다. 출연하신 목사님들께는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 이해를 구한다.

'나는 목사다'의 후보 1번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다. 조 목사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몇몇 가정이 모여서 시작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현재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의 교인 수를 자랑한다. 그는 가장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1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운동장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교회 갱신을 위한 기도 대성회' 참석자들은 조 목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5만여 명의 교인들도 "목사님과 함께하는 우리들은 너무너무 행복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선보이는 등 조 목사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조 목사는 가족애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부 장로들이 장남인 조희준 씨와 아내 김성혜 씨가 교회를 사유화한다고 비판하자, 주일예배 설교에서 공개적으로 "우리 가족은 도둑놈이 아니다"며 변호했다. 일부 장로들이 조 목사가 교회 재정으로 조희준 씨의 주식 투자 자금을 지원했다며 조 목사와 조희준 씨를 배임 혐의로 지난 9월 19일 형사 고발했다. 이를 통해서 조 목사가 가족을 사랑하는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후보 2번은 청교도영성훈련원의 전광훈 목사다. 그는 최근 창당한 기독자유민주당의 산파다. 그는 조용기 목사의 충실한 후배다. 전 목사는 조용기 목사를 가리켜 '하나님의 친구'라고 말했는가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기독교 정당을 추진했던 소신의 배경에는 조용기 목사의 '명령'이 있었다고 했다.

전 목사의 장점은 뚝심이다. 그는 사람들이 '빤스 목사'라는 별명을 부르며 비난하고 있지만 정치를 통해 나라를 구하겠다는 신념을 고수하며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정치에 나서고 있다.

후보 3번은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다. 정 목사는 선교에 열중하는 선교 지향적인 목사다. 특히 '닛시축구선교단'을 통해 축구를 이용한, 스포츠 선교라는 새로운 선교 분야를 개척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스포츠 선교 사역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32억 원에 대해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소신이 강하다. 지난 8월 7일 당회원 과반수가 공동의회 개최에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공동의회를 강행했다. 법원이 교회의 재정 장부를 공개하라고 수차례 명령했지만 벌금을 낼지언정 장부는 공개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최근 한서노회가 10월 11일 열린 정기노회에서 정 목사의 횡령 혐의에 대해 재판국을 구성해 조사하기로 하면서 노회 내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후보 4번은 광주에 있는 실로암선교회 김용목 목사다. 김 목사는 최근 영화 '도가니'가 흥행하고, 광주 인화학교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영화에서 공유가 맡은 역할을 그가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는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비대위)에서 6년째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김 목사의 장점은 끈기다. 그는 인화학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6년의 시간을 바쳤다. 영화가 인화학교 문제를 해결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서 세상에 알리고 피해 학생들을 돌보며 지킨 김 목사와 비대위가 없었다면 인화학교 사건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

이상, '나는 목사다'에 출연했으면 하는 목사님들에 대한 공상을 끝낸다. 심사 결과? 하나님만 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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